앵커: 한국 국민 10명 중 9명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27일 서울대 시흥캠퍼스에서 개최한 ‘기로에 선 평화, 다시 묻는 통일’ 토론회.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이 자리에서 2022 통일의식조사 결과 북한의 핵 포기가 불가능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92.5%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92.5%는 2007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이 같은 결과는 최근 북한이 핵무력 정책을 법제화하고 7차 핵실험을 준비하는 상황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대부분의 국민들이 북한을 핵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죠. (한국 국민들에게) 북한이 이제 실질적인 핵 보유국으로 인정되고 있고 북한에 대한 실망감 또는 불신이 굉장히 팽배해졌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범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부원장에 따르면 ‘통일이 불가능하다’라는 응답은 31.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20대와 30대의 경우 통일이 불가능하다는 응답은 40.9%, 35.3%로 40대(27.7%), 50대(23.5%)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46.0%에 그쳤는데 이는 지난해 44.6%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입니다.
통일이 되지 말아야 하는 이유로는 34.1%가 ‘경제적 부담’을 꼽았고 ‘남북 간 정치 체제의 차이’, ‘통일 이후 생겨날 사회적 문제’라는 응답은 각각 21.5%, 20.3%였습니다.
김범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부원장 :통일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통일에 따르는 경제적 부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핵무장에 대해 찬성한다는 의견은 55.5%를 기록해 조사 시작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핵무장 찬성 의견은 최근 4년간 급증하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지난해 대비 10%P 오른 수치를 보였습니다.
김학재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핵무장 찬성 의견에 지속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변인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인식과 나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념, 성별 등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고 일시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학재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최근 4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해서 작년 대비 올해 10% 상승한 56%(55.5%)가 핵무장을 찬성하고 있었습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인식이 지속적으로 핵무장 찬성 여론과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 국민은 미국을 가장 친밀한 나라로 꼽았습니다.
미국에 대한 친밀감은 80.6%를 기록해 조사 이후 처음으로 80%대를 넘으며 역대 최고를 나타냈습니다.
북한에 대한 친밀감은 9.8%, 일본은 5.1%, 중국은 3.9%를 나타냈고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대한 친밀감은 0.5%였습니다.
한국 국민들이 주변국 중 가장 위협적인 나라라고 생각하는 국가는 중국(44%)이었고 북한(36.9%)이 뒤를 이었습니다.
한편 탈북민에 대해 한국 국민들이 느끼는 친밀감은 23.1%로 지난해에 비해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낮아졌습니다.
탈북민 중 ‘원하는 사람은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은 29%에 그친 반면 ‘원하는 사람 중 선택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응답은 56.1%를 나타냈습니다.
‘탈북민에 대한 정부지원이 늘어나야 한다’고 바라보는 입장은 43.3%로 지난해에 비해 약간 상승했습니다.
최은영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탈북민에 대한 친근감은 줄어드는데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응답이 (43.3%로) 나오는 것은 탈북민을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로는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탈북민을 일상의 이웃으로 만나는 것이 우리가 당면한 숙제”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설문조사는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한국 갤럽에 의뢰해 지난 7월 1일부터 25일까지 만 19세 이상 1,200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통해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8%입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