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총리에 '기시다' 선출…북핵에 미칠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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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국무부는 일본 차기 총리로 기시다 후미오 전 외무상이 선출된 것과 관련해, 미일 동맹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 안보, 번영이 초석이라며 북한 핵문제 등 광범위한 의제에 대해 협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시다 후미오 전 일본 외무상은 29일 치러진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우세를 점한 뒤 결선 투표 끝에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을 제치고 제27대 총재에 당선됐습니다.

기시다 전 외무상은 집권당 총재 자격으로 다음달 4일 소집되는 임시국회에서 제100대 일본 신임 총리로 선출된 뒤 새 내각을 발족할 예정입니다.

이와 관련, 국무부 대변인은 29일 일본의 새 총리 취임에 따른 북한 문제를 둘러싼 향후 한미일 삼각협력과 한일 갈등 관계 중재 가능성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우리는 큰 관심을 가지고 새 총리를 선출하는 민주적 과정을 지켜보고 있으며, 지역 및 전 세계 문제의 광범위한 의제에 걸쳐 확고한 동맹인 일본 정부와 계속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We are watching the democratic process of selecting a new prime minister with great interest, and we look forward to continuing our work with the Government of Japan, a steadfast ally across our broad agenda of regional and global issues.)

이어 그는 미일 동맹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 안보, 번영의 초석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The U.S.-Japan Alliance is and will continue to be the cornerstone of peace, security, and prosperity in the Indo-Pacific region.)

기시다 내각 출범에 따른 향후 한미일 관계와 대북 정책 전망과 관련해, 로버트 매닝 아틀란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위협 증가에 대한 상호 우려가 한미일 3국 협력을 지속하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국가이익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한국 담당 국장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 시험으로 인해 새 일본 총리가 미사일 부문에서 미국과 협력을 더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 북한이 일본을 직접 위협하는 새로운 미사일 체계를 시험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이 군사 예산을 늘리고 미사일과 관련해 미국과 훨씬 더 긴밀한 협력을 할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습니다.

그는 새 총리가 집권해도 단기적으로는 일본의 대북정책 변경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미국 워싱턴의 민간연구기관인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기시다 내각 출범이 북한과 한국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기시다 총리가 대중의 지지가 부족하고, 약한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습니다.

특히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북한 문제의 경우, 일본인 납북자 문제에 대한 북한 측의 관심 부족으로 인해 북한과 관여할 여지가 거의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이날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Soo Kim)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문제를 다룰 때 일본이나 다른 국가들이 어떤 행동을 하느냐가 아니라, 김정은 정권의 의도가 더 중요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는 기시다 새 내각이 북한과 어느 정도 관여할 것인지는 미일 동맹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면서, 한일 관계, 한미일 3각 협력에 중대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기시다 총재 당선자는 지난 14일 기자들에게 "물론 (김정은 북한 총비서와) 직접 만난다는 것도 중요한 선택지라고 생각한다"며 직접 북한과 회담할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는 일본인 납북문제 해결 등을 위해 북한 측과 만나겠다는 스가 요시히데 내각의 기조와 동일합니다.

기자 이경하,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