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미일 3국 북핵수석대표가 협의를 통해 북한 핵개발을 막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암호화폐 탈취 등을 통한 자금 조달 차단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7일 오후 유선협의를 통해 북한의 핵 개발을 막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 한미일 3국 북핵수석대표.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건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3자 통화를 하면서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을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이들은 북한이 도발 중단과 대화 복귀를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지난 2주 동안 10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거듭된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며 도발을 일상화하려는 북한의 시도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유엔 안보리는 북한이 핵 개발을 지속하고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엄중한 상황에서 침묵을 지켜서는 안 되며, 도발에 단합해서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핵 개발에 쓰일 자금 차단을 위한 노력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3국 북핵대표들은 암호화폐 탈취 등을 통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 조달을 차단하고, 불법 해상 환적 등 대북제재 회피 시도를 막기 위한 국제공조에도 힘쓰기로 했습니다.
3국 국방 고위당국자들도 북한 도발에 대한 대응 및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한국 국방부에 따르면 일라이 래트너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와 허태근 한국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마스다 카즈오 일본 방위성 방위정책국장은 통화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를 강력하게 규탄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가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실체적 위협으로 고도화하는 상황에 미국 항모전단 전개 당시 시행한 3국 대잠수함전 훈련과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능력을 향상시켰다고 평가하면서, 북한이 도발할수록 3자 안보협력은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3국 대표는 이번 협의를 통해 북한 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안보협력 중요성을 재확인했고, 추가 협력방안을 계속 모색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국방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3자 통화에서 북한이 야기하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3국 국방 고위당국자들이 향후 열릴 차기 국방장관 회담을 각각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회담 일정이 조율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앞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과 이종섭 한국 국방부 장관,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은 지난 6월 아시아안보회의가 열린 싱가포르에서 2년 7개월 만에 만나 회담한 바 있습니다.
이종섭 장관은 7일 화상으로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열어 “북한의 성동격서식 전술적 도발 가능성도 간과해서는 안 되며, 현장의 즉각 대응 태세와 장병들의 정신적 대비태세를 강화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잇단 도발에 대해 강력한 한미 연합대응 능력을 보여 핵과 미사일 개발이 북한에 더욱 어려운 상황을 초래할 뿐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밝히고, 이른바 ‘힘에 의한 평화, 억제를 위한 평화’에 필요한 국방력 강화를 강조했습니다.
이 장관은 같은 날 존 아퀼리노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을 만나 한미동맹 현안에 관한 의견을 나누면서 북한이 도발할수록 동맹의 군사적 대응은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공동의 인식을 재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미는 오는 8일까지 동해 공해상에서 연합방위능력 향상을 위한 해상 연합 기동훈련을 실시합니다.
미국 해군에선 핵 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와 이지스 순양함인 챈슬러스빌함 등이, 한국 해군에선 구축함인 문무대왕함과 호위함인 동해함 등이 나섭니다.
양국 해군은 동해상에서 전술기동 등 연합훈련을 하고 제주 동남방까지 레이건호를 호송하는 작전을 함께 펼칩니다.
한편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 도발로 일각에서 제기된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과 관련해 “대응 방안을 차근차근 준비해나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 :북핵 대응을 위해 안보협력을 하는 한미일 3국이 외교부와 안보실 등 다양한 통로로 대응 방안을 차근차근 준비해나가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하면 군사합의 파기를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미리 밝히기는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앞서 이종섭 한국 국방부 장관도 지난 4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은 합의사항을 준수하지 않는데 한국만 준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북한의 도발 강도를 봐가며 합의 효율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이뤄진 한일 정상 간 통화에 대해서는 “북한의 핵 도발, 미사일 도발에 대해선 한미일 3국의 긴밀한 안보협력체계를 구축해 굳건하게 대응해나가기로 하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