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북, 올 상반기 영변원자로 재가동 동향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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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올해 상반기 영변 핵단지의 원자로를 재가동한 동향을 포착했다고 한국 국가정보원이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28일 지난 2018년 말 가동이 중단됐던 북한 영변 5메가와트급 원자로가 최근 재가동된 동향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여야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정원이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이같이 보고했다고 밝혔습니다.

국정원은 이와 함께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영변 재처리 시설도 재가동된 징후를 식별했다며 북한이 해당 기간동안 폐연료봉 재처리 작업을 진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플루토늄을 추가로 확보해 핵 능력을 강화하고 영변이 전략적 가치가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북한이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국정원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만 국정원은 2018년 폐기된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는 방치된 상태라고 보고했습니다.

국정원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동향과 관련해서는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의 추가 시험발사 수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28일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을 시험 발사한 바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발사된 지대공 미사일의 경우 운영 실용성 확증에 목적을 두고 시험발사 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국정원은 노동당 회의장 배경에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이 없어졌다는 점에 대해서도 주목했습니다. 북한 내부적으로 '김정은주의'라는 용어가 사용되는 등 김정은 총비서의 독자적인 사상체계 정립이 시작됐다는 게 국정원의 평가입니다.

국정원은 김정은 총비서의 건강과 관련해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몸무게를 140kg에서 20kg 가량을 감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공지능 등 다양한 과학적 기법을 통해 김 총비서의 건강 상태를 세밀하게 추적해왔다는 게 국정원의 설명입니다. 특히 김 총비서의 피부 상태도 감지할 수 있는 초해상도 영상을 동원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최근 미국의 한 매체가 김정은 총비서의 대역이 현재 활동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국정원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올해들어 70일 간 공개활동을 했으며 이는 지난해 동기에 비해 45% 증가한 수준입니다.

국정원은 김여정 당 부부장이 지난 5월 국무위원으로 임명된 것과 관련해서는 위상에 걸맞는 공식 직책이 부여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여정 부부장이 외교, 안보 총괄을 맡고 있다"고 밝히면서 대남, 대미 활동을 관장하는 동시에 비공개로 지방 방문을 통해 민생 동향을 파악, 김 총비서에게 보고하는 역할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의 올해 공개활동은 지난해 17회에서 34회로 급증했습니다.

국정원은 북한의 경제 상황과 관련해서는 올해 북중 무역액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올해 9월까지의 북중 무역액은 전년 동기대비 3분의 1수준으로 감소했고 9월 교역량도 2019년 동기대비 29% 수준이라는 게 국정원의 설명입니다.

이 같은 무역의 규모 감소로 용지 및 특수잉크 수입이 중단되면서 북한 중앙은행이 화폐 인쇄에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국정원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필수 약품의 품귀 현상도 벌어지면서 북한에 장티푸스와 같은 수인성 전염병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북한은 지난 7월 이후 선박편을 통해 인도 물자 반입을 확대하고 8월부터는 의료방역 물자 반입도 일부 허용하고 있다는 게 국정원의 설명입니다.

다만 현재 유일한 북중 교역 통로이자 북한의 최대 무역항인 남포항이 반입물자의 적체로 포화 상태인 것으로 국정원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이 평북 룡천항을 추가 개항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기에 북한은 열차편을 이용한 화물운송도 본격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정원은 북한이 이와 관련된 운영 계획을 중국 및 러시아와 협의 중이고 내달부터 관련 운행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북한의 식량 작황과 관련해서는 일조 시간 증가로 지난해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국정원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다만 김병기 의원은 김정은 총비서가 북한의 식량난과 관련해 "살얼음 걷는 심정이고 낱알 한 톨까지 확보하라"고 지시했다며 북한의 식량 상황이 여전히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국정원은 이 같은 식량난으로 북한이 전군, 전민 총동원령을 내렸다며 예년보다 이른 10월 20일경 벼 추수를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