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교장관 “미, 완전한 북 비핵화 정책 변함없다고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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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최근 보니 젠킨스 미 국무부 차관이 북한과의 핵군축 협상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한국 정부가 미국의 완전한 북한 비핵화 정책은 변함이 없는 것으로 외교통로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은 31일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미국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북한 비핵화 정책 관련 기조가 변한 것 아니냐는 한국 국회의원들의 우려에 이 같이 답한 것입니다.

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미국의 북한 비핵화 정책 방향이 핵군축 협상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미국은 여전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외교통로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 :미 국무부 대변인이 분명히 답변했습니다. 미국 정책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고 미국의 대북정책은 여전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이며 그런 차원에서 북한과의 외교를 추진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정리를 분명히 했습니다.

이어 박 장관은 한국 정부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장관은 “한국 정부는 미국을 포함해 국제사회와 공조를 하며 북한의 핵위협 억제 및 핵개발을 단념시키고 대화와 외교를 통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박 장관은 내달 3일 미국에서 개최되는 제54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도 북한과의 핵군축 협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미국에 재차 전달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내달 개최되는 SCM에는 한미의 국방, 외교 분야의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앞서 보니 젠킨스 미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차관은 현지 시간으로 지난 27일 한 토론회에 참석해 북한이 대화를 원한다면 핵군축 협상이 가능하다고 시사해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다만 그 다음날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기자설명회에서 “미국의 대북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날 한국 통일부는 외통위 회의를 통해 북한 인권 및 탈북민 등 한국 내 민간단체에 대한 한국 정부 차원의 지원을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민간단체들을 지원하기 위한 북한인권재단의 설립이 지연되고 있어 통일부 자체 예산 등으로 이를 해결할 방안이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겁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통일부가 민간단체들에 대한 직접 지원 예산을 신규 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해 적극 검토해보겠다고 답했습니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 :시민단체와 협력해서 북한 인권 증진 활동을 하는 부분에 대해선 관련 예산들이 책정돼 있습니다. 그리고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시민단체에 대해선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것밖에는 없기 때문에 (직접 지원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습니다.

이날 외통위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한국 입국 탈북민의 급감으로 탈북민들에 대한 초기 사회정착지원 시설인 하나원의 운영 예산과 인력 등을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이에 권 장관은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민 수가 다시 늘어날 수도 있음을 언급하며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민의 감소추세가 중장기적으로 뚜렷해지면 전반적으로 하나원의 규모 및 인력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권 장관은 “다음해 한국에 들어오는 탈북민의 수는 550명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며 “갑자기 (하나원 인력 및 예산 등을) 줄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시설과 인력들을 어떻게 재배치할지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날 외통위 회의에서는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여당의 간사로 선임됐습니다. 외교, 통일 분야를 다루는 외통위의 여당 간사로 탈북민이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국회 상임위원회의 여당 간사는 여당 소속 상임위원들의 의견을 수렴 및 종합한 내용, 외통위 일정 등을 야당 측의 간사와 종합적으로 논의 및 조율하는 역할을 합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외교안보에 여야가 없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나라가 있어야 정당도 있을 수 있다는 공통된 생각을 우리가 함께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이신 이재정 의원과 함께 늘 소통하며 외통위가 원활히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태영호 의원은 지난 2016년 8월 탈북해 한국으로 망명했고 지난 2020년 한국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첫 탈북민입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