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평산 우라늄 공장에서만 연 20개의 핵폭탄을 제조할 수 있는 우라늄 생산이 가능하다는 미국 유수 대학의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Stanford University's Center for International Security and Cooperation) 연구진이 최근 '과학&국제안보(Science & Global Security)'지에 게재한 보고서는 북한의 실제 연간 우라늄 광석 생산량(uranium ore output)을 기존 추정치인 3만 톤보다 10배 이상 많은 36만 톤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는 평산 공장의 우라늄 정련(milling) 시설 규모와 정련소 인근 우라늄 광석 채굴 결과 쌓인 부산물의 양을 위성사진으로 관찰해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련은 광산에서 채취된 우라늄 광석을 분쇄해 가루로 만든 후 산에 녹여서 암석물질을 제거하고 우라늄만을 침출한 후 이를 세척, 건조시켜 순도를 높인 노란 분말 형태의 정광, 일명 옐로우 케이크(yellow cake)를 만드는 과정을 말합니다.
보고서는 북한 평산 우라늄 관련 시설에서만, 연간 20개의 핵폭탄 제조가 가능한 최대 340킬로그램의 고농축 우라늄을 제조할 수 있는 원료, 즉 옐로우 케이크를 처리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The findings suggest the Kim regime could process enough yellowcake for up to 340 kilograms of highly enriched uranium a year.)
하지만 미 육군은 지난해 7월 발간한 '북한 전술' 보고서에서 북한이 연간 6개의 새로운 핵폭탄을 제조할 능력이 있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 스탠퍼드대 보고서도 평산 공장이 기존 평가보다 더 많은 옐로우 케이크를 생산하더라도 핵분열 물질 농축 작업이 진행되는 영변 핵시설의 제약으로 북한이 실제로는 연간 6~10개의 핵폭탄을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평산 정련공장에서 만들어진 옐로우 케이크는 영변 핵시설 등으로 옮겨져 핵폭탄의 원료인 고농축우라늄(HEU)으로 농축될 수 있습니다.
보고서 저자인 스탠포드대 박슬기예 연구원은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정권은 잠재 (우라늄 광석) 생산량의 10분 1 또는 20분의 1만을 사용하고 있다"며 잠재 생산량과 실제 생산량 사이 큰 격차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반도 비무장지대(DMZ)에서 45㎞ 떨어진 곳에 위치한 평산 우라늄 공장은 현재 확인된 북한의 유일한 우라늄 정광 생산 시설로 1992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방문을 마지막으로 현장 사찰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앞서 지난 3월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2017년 이후 북한의 핵실험이 없었음에도 평산 공장이 계속 가동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우라늄 농축원료 공급원인 평산 공장을 미북 비핵화 협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은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평산 정련공장은 북한 최대 우라늄 공장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이 곳은 우리가 알고 있는 북한 내 가장 중요한 우라늄 생산공장입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그러나 평산 공장에서 생산된 우라늄이 영변 경수로의 연료로 사용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모두 핵무기를 위해 농축됐다고 가정해선 곤란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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