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내년 북핵문제 개입해도 별 도움 안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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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가 남북대화 등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앞으로 적극 개입할 의사를 밝혔지만, 그리 큰 도움은 되지 못할 거란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안드레이 쿨릭(Andrey Kulik) 주한 러시아 대사는 23일"모스크바가 핵 문제에 대한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촉진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습니다.

쿨릭 대사는 이날 러시아 타스통신과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우리는 역내 정세 해결을 위한 포괄적이고 점진적인 외교적 접근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러시아는 협상 과정을 방해하지 않고 군사적, 정치적 긴장을 완화하며 모든 관련 당사자 간의 대화와 협력을 구축하는 데 실질적인 기여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대사는 덧붙였습니다.

이렇게 쿨릭 대사는 그동안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러시아 측이 노력했고 앞으로도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지만 가시적인 성과와 구체적인 계획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최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문제 때문에 북한문제에는 개입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며, 특별한 계기가 있어야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지적습니다.

미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Ken Gause) 선임국장은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미국이 북한과의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지 않기 때문에 러시아도 가만히 있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스 선임국장: 어떤 면에서 러시아는 중국보다 더 북한과 특별한 관계를 갖고 있을 수도 있으며, 상황에 따라 러시아는 적극 개입하려 할 것입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Soo Kim)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보낸 전자우편을 통해 "러시아측의 이같은 발언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의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고려되어야 한다"며 "러시아는 북한 핵 문제에서 자신의 역할이 꽤 크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현실적으로 중국의 위치보다는 덜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지만 모스크바는 북한 문제에 끼어드는 것이 워싱턴의 주의를 분산시키고 성가시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는 데 러시아가 건설적인 도움을 주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기자 홍알벗,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