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대응 방안 중 하나로 초고성능·고위력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면서도 전쟁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로이터통신이 19일 보도한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의 인터뷰.
윤 대통령은 다가오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동맹국들의 노력과 관련해 ‘가시적인 성과’(tangible outcomes)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에 대응한 “감시 정찰자산 확충과 정보 분석 등이 매우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확장억제도 있지만 초고성능·고위력 무기들을 개발해 준비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남북 간 전쟁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는 확고한 입장도 함께 내놓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만약 남북 간 핵이 동원되는 전쟁이 일어난다면 이는 남북문제가 아니라 동북아시아 전체가 잿더미로 변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나토(NATO), 즉 북대서양조약기구의 ‘핵 계획 그룹’(NATO's nuclear planning group)을 아시아에서 결성하는 방안에 대해선 “강력한 핵 공격 대응 측면에서 나토 이상의 강한 대응이 준비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일본 측 참여 여부에 대한 질문엔 “참여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한미 간에 많은 논의를 해온 만큼, 양자 간에 체계를 먼저 수립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나토 핵 계획 그룹이란 회원국 국방장관들이 참여하는 조율 기구로, 핵무기 운용에 대한 의사결정과 핵전략을 논의하기 위해지난 1966년 설립된 바 있습니다.
한국 내 정치적 상황을 이유로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의 이전 정부들이 “선거가 임박하면 남북 정상회담을 활용하지만 결국 남북 관계가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일을 반복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남북 정상들이 여유 있게 천천히 대화를 진행했다면 양측 관계는 느리지만 꾸준히 발전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평화를 위한 회담 가능성에는 열려 있지만, 유권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이른바 ‘깜짝 정상회담’은 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의 전 정부들이 갑작스럽게 발표하고 진행해 온 정상회담은 남북 간 신뢰구축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번 인터뷰는 현지 시간으로 오는 26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날인 18일 한국 대통령실에서 이뤄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승겸 한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이날 서울 합참 청사에서 사무엘 파파로 미국 태평양함대사령관을 만나 한미 공조와 상호 협력증진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한국 합참에 따르면 파파로 사령관은 이 자리에서 “한국은 미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이라며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상호 긴밀한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방위를 위해 미 태평양함대 자산이 한반도에 적시에 투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김 의장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안정을 위한 양국 정부의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호응했습니다.
파파로 사령관의 한국 방문은 지난 2021년 5월 태평양함대사령관 취임 이후 네 번째로 이뤄졌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