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전 세계에서 핵물질 도난과 유출 위험이 가장 큰 국가로 꼽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비영리기관 '핵위협방지구상(NTI)'은 22일 발표한 '2020 NTI 핵안보지수(2020 Nuclear Security Index)'에서 무기화가 가능한 핵물질을 보유한 국가 22개국 중 북한이 '핵물질 안전에 대한 도난(Theft: Secure materials)' 부문에서 100점 만점에 19점을 받아 마지막 조사가 이뤄진 2018년에 이어 최하위를 차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이 기관이 관련 수치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 22점에서 3점 하락했고, 2018년 18점에서 1점 오른 것입니다.
이란이 33점으로 21위, 인도가 41점으로 20위를 기록했습니다.
이 순위와 점수는 핵물질 보유량과 시설, 핵물질 보안 및 통제, 국제규정 준수, 국내 관련 규정, 국내 정세 등 크게 다섯 가지 항목의 점수를 평균으로 산출한 것입니다.
북한은 특히 국제규정 준수 항목과 핵물질 보안에 대한 북한 내부규정 항목에서 0점을 받았습니다.
보고서의 저자로 보고서 발표회에 참석한 핵위협방지구상의 사만다 니크레이스(Samantha Neakrase) 핵물질위협관리 담당 국장(director)은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국제사회의 핵안전과 비확산 관련 규정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단 1점도 줄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니크레이스 국장: 국제규정을 따르는 데 있어 북한은 관련 조약에 가입하거나 자발적 행동을 취하지 않기 때문에 이 두가지 항목에 0점을 부여했습니다.
다른 항목들 중 폐쇄적이고 통제가 심한 북한 사회의 특성상 외국인에 대한 불법 행위 항목에서 80점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고, 대응 능력 63점, 시설 현장 보안 40점 등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대해 니크레이스 국장은 공개된 투명한 정보가 부족한 북한이 가장 평가하기 어렵다면서 다만 북한이나 이란, 이스라엘과 같은 군대 중심의 국가들의 보안이 강하다는 가정 아래 관련 항목을 좀 더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또 방사능 유출과 건강 위험성을 평가하는 '사보타주(Sabotage)' 지수에서도 17점으로 조사 대상 47개 국가 중 최하위를 차지했습니다.
해당 조사는 핵물질을 보유한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도난 위험 지수와는 달리 핵시설이 있는 모든 나라가 포함됩니다.
니크레이스 국장은 북한이 자발적으로 국제 조약에 가입하거나 규정을 따를 것으로 예상하기 어렵다며 미국을 포함한 다자간 협력을 통한 핵 안보에 대한 동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니크레이스 국장: 북핵 프로그램에 대한 북한과 미국, 다른 국가들 간 합의가 있다면 핵 안보를 포함한 여러가지 사안들에 대해 협력도 가능합니다. 이는 북한과 다른 국가들 간 정치적 환경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핵물질 도난과 유출 부문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아 1위에 오른 국가는 호주(오스트랄리아)였습니다.
한편 핵위협방지구상은 영국 경제정보평가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과 공동으로 2012년부터 2년마다 핵안보지수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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