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북한의 안보와 경제가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의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은 21일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물리적 준비는 완료된 상황이라며 다만 북한이 언제 정치적 결단을 통해 핵실험을 감행할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권 장관은 이날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열린 한국 내신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통해 핵 기술의 진전을 이룰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 이는 북한의 안보, 경제 악화로 귀결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권 장관은 지난달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열린 한 토론회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북한이 도발로 인해 얻게 되는 것은 추가적인 불이익 뿐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 (지난달 25일):북한이 이러한 도발로 인해 직면하게 되는 것은 더 강화된 한미동맹의 억제 능력과 추가적인 불이익 외에는 없습니다. 북한은 자신들이 요구하는 바에 대해 무모한 도발이 아닌 대화, 협상으로 나올 때 비로소 한국과 국제사회는 귀를 기울일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알아야 합니다.
권 장관은 북한의 7차 핵실험 감행 시기와 관련해선 “급작스럽게 진행될 수도 있고 다음해 3월을 넘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권 장관은 국제사회와의 추가 대북제재 및 한국 정부의 독자 대북제재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도 덧붙였습니다. “북핵 문제는 더 이상 남북 문제가 아닌 만큼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긴밀한 공조 아래 더 강한 대북제재와 한미 군사공조 방안을 강구 중”이라는 겁니다.
다만 권 장관은 대북제재가 북한과의 대화 추진력을 만드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권 장관은 경색된 남북관계를 대화 국면으로 전환해 가도록 노력할 것이란 입장도 강조했습니다. 특히 리선권 통일전선부장과 시기와 장소, 형식에 상관 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리선권이 통전부장에 임명된 것을 계기로 북한에 공식 대화를 제안했냐는 질문에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코로나 감염자 발생 사실을 공식 확인한 지난달 권 장관이 당시 김영철 통전부장에게 대화를 제안한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책임있는 당국자 간 만나 모든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자는 차원”이라는 겁니다. 대화 의제도 남북 현안에 대한 것이라면 어떤 문제든 논의가 가능하다는 게 통일부의 입장입니다.
통일부 장관의 북한 측 카운터파트, 즉 대화 상대방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지만 현재 조평통 위원장이 누구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은 지난해 조평통 존속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권 장관은 카운터파트로 리선권 통전부장을 지목하고 대화를 제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권 장관은 대북 인도적 지원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치, 군사적 상황의 고려 없이 대북지원은 지속할 것이란 입장입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이 한국과 미국, 러시아의 지원 제안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유일하게 중국의 도움을 받고 있는데 우리 도움에 호응하길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권 장관은 북한인권재단이 연내 출범할 수 있도록 발로 뛰겠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올해 하반기 한국 국회의 원 구성이 마무리되는대로 직접 여야를 설득하겠다는 겁니다.
권 장관은 “재단이 출범하면 북한인권 정책 대안 개발 및 조사 연구 등 관련법에 명시된 재단의 기능을 토대로 북한주민들의 인도적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겠다”며 “북한 인권 문제는 세계, 시민적 권리로 보편적 가치 차원에서 실질적 개선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산가족의 날’을 국가 기념일로 제정하는 방안도 각계각층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종섭 한국 국방부 장관은 21일 사무엘 파파로 미 태평양함대사령관을 접견하고 한반도 및 역내 안보정세, 한미동맹 발전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이 장관은 최근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에 대한 집착과 연이은 도발로 한반도 안보 상황이 엄중하다고 평가하고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는데 미 태평양함대 사령부가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파파로 사령관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할 수 있는 연합방위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며 한미 해군 간 협력을 한미동맹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 중 하나로 평가했습니다.
김건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1일 서울에서 댄 스미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소장과 협의를 갖고 최근 북한 동향과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 및 SIPRI 측의 최근 활동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김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와 남북 간 신뢰 구축이 선순환하는 지속 가능한 평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을 설명했습니다. 특히 김 본부장은 SIPRI를 비롯한 국제적 연구기관들이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와 외교의 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희망했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