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내 전문가는 북한이 2030년대 말까지 약 300개의 핵탄두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방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신승기 연구위원은 “북한이 대미 협상력 강화, 실질적인 전략급 핵전력 보유국으로의 도약을 위해 300개 전후의 핵탄두 확보라는 목표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신 연구위원은 19일 ‘북한의 목표 핵탄두 수량 전망: 정치적 차원’ 분석 자료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중견 핵강국으로 확고하게 인식되는 영국(약 225개), 프랑스(약 290개), 중국(약 350개)과 비견되는 핵전력을 보유해야 향후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대등하게 협상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신 연구위원은 “북한이 300개 전후의 핵탄두 수량을 갖게 되면 국제사회도 북한이 중견 핵강국이 되었다는 점을 어쩔 수 없이 인정하거나 기정사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북한은 김정은 중심의 체제를 더욱 확실하게 보장하는 방안으로 미국과 비핵화 협상 대신 핵군축 협상으로 전환하고자 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신 연구위원은 북한이 2019년 두 차례 북미 비핵화 협상이 성과없이 종료된 이후 실질적인 전략급 핵전력 보유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관련기술 개발을 재추진했다고 보았으며 7차 핵실험을 기점으로 핵탄두 개발을 일단락 짓고 핵탄두의 양산ㆍ전력화에 매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또 확보하게 될 300개 전후의 핵탄두 중 200개 이상은 전략급 핵탄두로 배정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에 탑재하고 100개 미만의 핵탄두는 전술급 핵탄두에 할당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밖에 신 연구위원은 300개라는 핵탄두 수량이 북한의 ‘1차 목표’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이 300개 전후의 핵탄두를 확보한 이후에도 미국의 정치적ㆍ군사적 압박이 지속된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핵탄두 수량을 더욱 확대하고 핵탄두 기술을 고도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목표로 하는 300개 전후 핵탄두 확보의 시기가 언제일지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신 연구위원은 20일 “2030년대 말~2040년대 초까지를 목표 시기로 설정하고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이 본격적인 핵탄두 양산에 착수하는 시점은 2025년 전후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신 연구위원은 이와 함께 “북한이 300개 전후의 핵탄두를 확보하게 되면 미국이 지난 2019년 두 차례 북미회담에서처럼 북한을 빈손으로 보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 (KIDA) 연구위원: 2030년대 말 정도, 조금 더 걸리면 2040년대 초까지를 목표로 추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질적으로 300개 정도의 핵탄두를 확보했다는 것은 제가 글에서 썼듯이 이제 안보리 이사국인 중국, 프랑스, 영국 정도 수준입니다. 뒤로 갈수록 미국도 북한을 조금 관리하기가 쉽지 않은 그런 단계로 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현지시간으로 19일 위성사진에 북한 최대의 고체로켓엔진시험 시설인 마근포 시험장이 지난 여름 소규모 홍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38노스에 따르면 수평시험대의 동쪽 끝 화염 배출구 해자는 지난 7월 초 물이 가득했으며 이러한 상태는 8월 중순까지 지속됐습니다.
또 7월 22일자 위성사진상에는 차도가 지나는 수평시험대의 동쪽 주위가 진창 상태로 변했고 부분적으로 침수돼 있었습니다.
마근포 시험장은 지난 2016년 김정은이 이곳에서 대규모 고체연료로켓엔진 발사시험을 지도했다고 북한이 보도하며 알려졌으며 마지막 시험이 보고된 것은 2017년 말입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