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1.5트랙 회담, 20일 헬싱키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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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외교 당국자가 참여하는 회담이 잇따라 열리고 있습니다. 북한과 스웨덴, 즉 스웨리예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한국과 미국, 북한 등 3국의 반관반민 회담도 개최될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 부국장이 현지시간으로 20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3자 회담에 참석합니다. 북한의 당국자와 한국, 미국의 북한 문제 민간 전문가들이 모이는 반관반민 형태의 회의입니다.

한국 외교부는 19일 “이번 회의는 북한이 참여하는 반관반민 성격의 회의”라며 “한국은 전직 관료와 학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회담이 미북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열리는 만큼 관심도 집중됩니다. 정상회담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는 일단 이번 반관반민 대화가 정상회담과는 관련 없는 학술회의라는 입장입니다. 미국의 정부 당국자가 참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참석하는 미국 측 인사는 미국 정부와 사전 협의를 갖지 않고 회담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 : 북한 리용호 외무상 등과 스웨덴 외무장관과의 회담이 이뤄졌습니다. (또한) 여러 가지 접촉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부분(반관반민 접촉)에 대해서는 특별히 지금 언급할 사안이 없습니다.

이번에 열리는 남·북·미 반관반민 회담은 지난해 말 미북 간 양자 대화가 추진되다가 올해 초 한국의 참여가 결정되면서 3자 회담의 형식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회담은 당초 한반도 긴장 완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지만 정세가 급변한 만큼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논의도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국 외교가에서는 그러나 미북 대화를 앞둔 상황에서 이뤄지는 만남인 만큼 북한의 의중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기회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북한 역시 미국 측 참석자들을 통해 미국 정부의 대북 기조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도 현지시간으로 지난 15일부터 3박 4일간 스웨덴을 방문해 마르고트 발스트롬 스웨덴 외교장관과 회담을 진행했습니다. 당초 북한과 스웨덴의 외교장관 회담은 이틀 일정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하루 더 연장돼 지난 17일 종료됐습니다.

양측은 이 회담에서 북한이 억류하고 있는 미국인과 관련된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웨덴은 미국과 캐나다, 호주, 즉 오스트랄리아 국민들을 각 국가를 대신해 보호할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서 스웨덴은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의 오토 웜비어의 석방을 위해 북한과 협상을 벌인 바 있습니다.

스웨덴은 북한과의 외무장관 회담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우선 의제에 올라있는 한반도 안보 상황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습니다.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북한과 스웨덴의 외교장관 회담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대미 관계를 다루는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 부국장이 리 외무상과 동행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미국도 리 외무상의 스웨덴 방문은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전문가는 “북한 대표단에 대미 관계 인사가 빠져있어 북한이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방문했을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스웨덴이 미북 정상회담 국면에서 특정한 역할을 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 매체는 18일 리용호의 스웨덴 방문과 관련해 “리 외무상이 스테판 뢰벤 수상을 의례방문하고 발스트롬 외무상과 회담을 진행했다”며 “쌍무관계와 호상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을 토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