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법안’ 놓고 워싱턴DC서 찬반 나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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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연방 의회에서 추진되고 있는 한반도 평화법안(H.R. 3446)을 놓고, 워싱턴DC에서는 법안을 찬성하는 재미 한인들과 반대하는 이들의 입장이 나뉘고 있습니다. 14일과 15일 미 의사당 근처에서 양측의 모임이 동시에 열리는데요. 이렇게 맞서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심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5월 미 연방하원에서 발의된 ‘한반도 평화법안’ H.R. 3446.

미국 민주당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으로, ‘한국전쟁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미북 연락 사무소 설치’ 등 내용이 담겼습니다.

미주 한인유권자단체인 ‘미주민주참여포럼(KPAC)’은 14일 워싱턴DC 힐튼호텔에서 한인 300여 명에게 이 법안을 설명하고, 15일에는 미 의원 40여 명의 사무실로 가 법안을 지지해달라고 설득할 계획입니다.

미주민주참여포럼 최광철 대표는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현재까지 연방의원 44명이 이 법안에 지지서명을 했다며 올해 말까지 60명 이상 서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광철 대표 : 법안을 발의한 브래드 셔먼 의원하고 지지하는 많은 분들이 다음 회기 때도 또 발의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분들은 정말 평화를 위하는.. 제가 느끼기에 남북미 교류협력은 북한을 유리하게 하는 게 아니라 한국과 미국의 국익에도 부합합니다. 북한을 자꾸 중국과 러시아 쪽으로 몰고가서는 안된다는 얘기죠. 북한이 군사적으로 그쪽에 협력하지 않으면서, 미국과 경제교류, 협력할 수 있도록 미국이 북한에 손을 내밀고 외교적 대화를 시작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인단체 ‘한국보수주의연합(KCPAC)’은 한반도 평화법안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한국보수주의연합과 일부 단체들은 14일 워싱턴DC 힐튼호텔 앞에서 이 법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15일에는 미 의회 의사당 앞에서 반대 시위를 할 계획입니다.

같은 시간대, 같은 장소에서 법안 찬성 측과 반대 측이 대립하게 되는 것입니다.

반대 측인 한국보수주의연합 헨리 송 대관 담당은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반도 평화 법안’의 ‘평화’라는 단어만 보고 지지하면 안된다고 밝혔습니다.

이 법안의 핵심인 ‘종전선언’을 하게 되면, 주한 미군 철수로 이어져 한반도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게 그의 말입니다.

헨리 송 : 평화가 있으니까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할 이유가 없다. 나가라! 이런 주장이 꼭 나올 것입니다. 이런 말은 당연히 법안에는 안나오죠. 지지를 얻어야 하니까. 평화를 강조하면서, '이것만이 한반도를 위한 올바른 길이다'라는 식으로 법안을 작성한 것이죠. 미군이 한반도를 떠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저희는 다알죠. 지금까지 북한이 다시 남한을 침범하지 못한 것은 미군이 주둔하기 때문인데..

한편, 한국 여당 ‘국민의 힘’ 사무총장 겸 재외동포위원장 김석기 의원은 14일 새벽 미주 한인들에게 전자우편을 발송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촉구 행사 소식을 듣고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연이어 미사일을 발사했고, 핵실험 준비까지 마친 긴박한 상황이라며 안보문제만큼은 미주 동포사회에서 통일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당부한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기자 심재훈,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