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박지원 한국 국가정보원장이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일부 미국 전문가들은 그가 방문한 목적은 북한 측과의 접촉보다는 지난주 한미정상회담 후속 조치 등을 세부적으로 조율하기 위해서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NIS)의 박지원 원장이 26일 미국 동부 뉴욕 케네디국제공항(JFK)에 도착해 방미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이날 박 원장은 오전 11시께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채 곧바로 공항을 빠져나갔습니다.
현재 박 원장의 공식적인 일정과 관련해 공개된 사항은 없지만, 박 원장은 뉴욕에서 워싱턴DC로 이동해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비롯한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들과 만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박 원장이 성 김 국무부 신임 대북특별대표와 만나거나,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측과 접촉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 관리들이 미국과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와의 외교 소통창구인 이른바 '뉴욕채널'을 통해 북한 관리를 만나려고 하는 어떠한 징후도 알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박 원장이 굳이 뉴욕에 가서 북한 당국자들을 만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 내가 알기로는 한국 국정원은 북한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외교통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 관리들이 주로 사용하는 '뉴욕채널'을 이용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특히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한국 정부가 굳이 '뉴욕채널'을 사용해야했다면, 유엔 주재 한국 대사가 이미 북한 대사와 접촉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박 원장의 방미는 한미정상회담 합의를 이행하고, 한미동맹 협력 관계를 더 강화하기 위한 성격이 크다면서, 한미 간 정보 공유도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미국 워싱턴 한미경제연구소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코로나19 상황임을 감안할 때 '뉴욕채널'은 북한과의 모든 비핵화 회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원장이 뉴욕에 있는 동안 북한 관리들을 만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박 원장의 뉴욕 방문은 한미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미국, 그리고 유엔 내 같은 생각을 가진 다른 우호 국가들과와의 조율을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국민일보는 26일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박 원장이 북한 측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산 코로나19 백신 지원 등 깜짝카드를 논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 중앙정보국은 박 원장의 방미 일정, 대북접촉 가능성 등과 관련한 자유아시아방송(RFA) 논평요청에 26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또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도 박 원장과 접촉할 지 여부에 대해 26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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