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정치국 회의, 코로나19 상황 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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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3일 개최된 북한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북한 고위층의 일부 직위 변화와 최근 북한 내 코로나19 사태를 암시하는 움직임이 있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3일 관영매체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2일 노동당 중앙위 제7기 제14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매체는 이번 당 정치국 확대회의의 사진을 공개하며, 회의에서 코로나19 방역사업 강화 및 평양 종합병원 건설 등이 논의됐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의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CNA) 적성국 분석국장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공개된 이번 회의 사진을 통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과 조용원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이 회의를 기점으로 공식적인 발표 없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고스 국장: 보통 정치국 회의에서 조직지도부 간부들과 위원들이 맨 앞줄에 앉곤 하는데, (이번 사진에서는) 김여정과 조용원 또한 앞 줄 구석 쪽에 앉아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Because normally the full members of the politburo sit in the front row, and they are there at the corner, which is also where the organization guidance department members sit during the politburo meeting and also full membership of politburo representatives in the front row.)

앞서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도 6일 김여정과 조용원 제1부부장이 정치국 위원인 정경택 국가보위상과 나란히 앉아있었다고 보도하며, 두 사람이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했을 수 있다는 추정을 내놓았습니다.

고스 국장은 이 외에도 북한이 이번 회의에서 코로나19 방역을 강조한 것은 중국 국경 봉쇄를 완화하기 전 미리 안전 문제에 대한 대비를 강화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예방 조치를 취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당국이 평양종합병원 건설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로부터 주민들의 관심을 돌리려는 의도라고 말했습니다.

베넷 연구원: 김 위원장은 자신이 (코로나19)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상 북한 주민들에게 내세울 업적이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는 자신의 몇 업적 중 하나, (즉 평양종합병원)을 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He is claiming that he totally solved the problem. But Kim doesn't have a lot of successes to claim to his people, so he's apparently stretching and looking for a success to claim, and this is one of the few that he can claim.)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고 분교의 한반도 전문가 스티븐 해거드 석좌교수 또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평양종합병원은 북한의 과시적 사업의 한 예라며, "사실상 평양 내에서조차 비교적 적은 수의 사람들만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카톨릭대학의 앤드류 여 교수 역시 이번 회의는 북한 정권이 코로나19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관련 일꾼들의 해이한 태도를 비판했다면 북한에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는 북한 당국의 주장을 더욱 믿기 어렵게 만든다"고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지난 2월과 4월에도 정치국 회의를 열고 신형 코로나19 대응 방안을 논의한 바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6월 8일 제7기 제13차 정치국회의를 마지막으로 3주 이상 공개행보를 중단한 이후, 이 날 정치국회의를 통해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