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후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과 관련해 북한이 미국과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나갈 준비가 됐다는 의미라고 해석했습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도 미국 언론들과 연이어 인터뷰를 갖고 2차 회담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3일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리 외무상이 지난 1일 새벽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원칙적 입장에는 추호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한 데 대한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제안이 최종적인 것이었냐”는 질문에 강하게 부정하면서 “북한이 말하려고 한 것은 우리와 대화를 계속할 준비가 됐다”는 것이라며 “그것이 우리의 의도”라고 답했습니다. (What they said is they’re prepared to continue conversations with us and that’s what we intend to do.)
리 외무상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미국에 핵 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완전히 중단한다는 약속을 문서 형태로 확약할 수 있다고 했고 유엔 안보리 제재 중 민생과 관련된 일부를 해제하면 영변 핵 시설 전체를 폐기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회담 과정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 외에 한 가지를 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면서 북한 측 제안의 원칙적 입장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인 바 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한미 연합 군사훈련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대규모 전쟁 훈련을 재개할 계획이 없지만 언제든 트럼프 대통령이 재검토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항상 미국의 이익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기 때문에 미국인들은 미군의 준비태세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At this point, we don’t intend to begin having the major war exercises there, but it’s always up for review by the president. We will also always be prepared to defend American interests everywhere. So the American people need not worry about readiness issues for the United States military.)
이런 가운데 3일 미국 CBS, 폭스뉴스, CNN 방송에 출연한 볼턴 보좌관은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상황과 앞으로의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그는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 조건을 한글과 영문으로 담은 문서를 직접 김 위원장에게 건넸다고 전했습니다.
볼턴 보좌관 : 트럼프 대통령은 빅딜, 즉 비핵화를 계속해서 말하면서 핵과 생화학 무기, 탄도미사일을 포기하는 결정을 하라고 했습니다. 그는 김 위원장에게 우리의 요구사항을 한글과 영어로 담은 문서 두 건을 건넸습니다. (The president kept saying take what he called the big deal -- denuclearization, make a decision, give up the nuclear chemical and biological weapons, give up the ballistic missiles. He handed Kim Jong-un a piece of paper -- actually two, one in Korean and one English -- that laid out what we expected there.)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준 문서 속에서 제시한 광범위한 정의의 비핵화를 원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빅딜을 수용하라고 설득했지만 북한은 그럴 의사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제시한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해선 "매우 제한적인 양보이며 노후화된 원자로와 우라늄 농축, 플루토늄 재처리 능력의 일부분만 포함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볼턴 보좌관은 하지만 북한이 원할 경우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나타냈습니다.
볼턴 보좌관 :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에서 북한에 다시 문을 열었지만 그들은 그 문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3차 정상회담 일정이 잡히진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문을 열어 둘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그는 북한에 대해 전통적인 외교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He held it open for them again in Hanoi, they didn't walk through it. He is ready to hold it open again, no fixed date for a third summit but he's turned traditional diplomacy on its head and after all in the case of North Korea.)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장기간 억류돼 있다 2017년 6월 혼수상태로 풀려난 뒤 숨진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죽음에 대해 ‘나중에야 알았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믿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말을 믿는 것 같다”면서 자신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다고 즉답을 피했습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 서비스 트위터에서 “한국과 군사훈련을 하지 않는 이유는 돌려받지 못하는 수억 달러를 아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것은 내가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가진 입장이었다”면서 “이 시점에 북한과의 긴장을 줄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