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정부가 종전선언과 비핵화 협상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한 중재 역할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종전선언과 관련한 미국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21일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의 핵포기 없이 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밝힌 종전선언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북한의 비핵화와 북한 주민의 밝은 미래, 그리고 종전선언 등에 대한 미국의 입장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 미국은 여전히 세계 평화와 안정, 그리고 북한 주민에게 있어 중요한 좋은 결과가 있다고 계속해서 믿고 있습니다. 북한과의 협상 테이블에 돌아가 진지한 논의를 (다시) 시작하길 희망합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러면서 이는 결국 문 대통령이 말한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There's been no change in the way the United States thinks about this. We continue to believe that there's an important, good outcome for global peace and stability and for the North Korean people. And we hope that we can get back to the table and begin to have those discussions in a serious way. It would ultimately lead to what the President of South Korea was speaking to.)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며 유엔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그는 이어 지난 8일 미국 코리아소사이어티 화상 연례만찬 기조연설에서도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 평화의 시작"이라며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한미 양국이 협력하고 국제사회의 적극적 동참을 이끌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당시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미국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모든 합의사항들에 대한 균형잡힌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유연하게 접근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북한 주민들의 밝은 미래를 실현하기 위한 의미 있는 협상에 나설 확고한 의지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The United States is committed to engaging the DPRK in meaningful negotiations so that North Koreans can realize a brighter future. That offer remains on the table. We are willing to take a flexible approach to reach a balanced agreement on all of the Singapore summit commitments.)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차 미북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미∙북 간 새로운 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미군 유해 송환'에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청와대는 지난 18일 미국 백악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이 다음달 한국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의지를 미국 측에 재확인시키기 위해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미국을 방문한 서훈 한국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미국과의 소통을 계속하기 위해 그를 한국으로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미국의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시카고카운슬국제문제협의회(CCGA)가 개최한 미국 외교정책의 교훈과 우선순위(US Foreign Policy Lessons and Priorities)에 대한 온라인 행사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같은 전체주의(totalitarian) 지도자에 대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호감(fondness) 관련 논평 요청에 북한의 도발만 야기하는 대북 유화정책에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 대북 최대압박 정책을 지속해야 합니다. 앞서 실패한 (북한과의 관여) 외교정책 패턴 즉 유형을 반복하는 것은 커다란 실책이 될 것입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도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종전선언이나 평화 프로세스 등은 내년 1월 미국 차기 행정부가 시작한 후에 논의할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최근 북한의 열병식에서 등장했던 새로운 미사일체계 등의 영향에 집중할 시기라는 지적입니다.
한미 양국 안보보좌관들이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을 논의하는 것은 언제든 도움이 되지만, 지금은 종전선언과 같은 사안을 논의하기에 적합한 시기는 아니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종전선언보다 북한의 비핵화가 앞서야 한다며 한국의 우선순위가 뒤바뀌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은 비핵화와 북한의 점증하는 핵위협에 집중하고 있고, 북한의 우선순위는 한미동맹을 종식시키고 한반도에서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것이라며, 미국과 북한은 양국 모두 종전선언이 자국의 우려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깊은 회의감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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