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원들 “폼페이오, 정상회담 조율차 방북...적임자는 아냐”

18일 폭스뉴스와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의 최근 북한 방문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는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
18일 폭스뉴스와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의 최근 북한 방문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는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 (폭스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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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의 연방 상∙하원 의원들은 이달 초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극비 방북과 관련해,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위한 당연한 준비 절차라고 평가하기도 했지만 CIA 국장 신분으로 폼페이오가 방북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반응도 내놨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오전 공식적으로 국무장관 지명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의 최근 방북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연방의원들은 극비리로 이뤄진 방문이라 놀랍다면서도 두 정상간 역사적인 회담을 앞두고 준비 작업을 위한 당연한 절차였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폼페이오 국장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만남은 양국 정상회담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기 위한 사전 준비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로이스 의원: 폼페이오 국장의 김 위원장 방문은 정상회담에 대한 양국의 합의점을 찾기 위한 만남이었습니다. 이는 김 위원장에게 협상 테이블에서 비핵화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이날 미국 MSNBC 방송에 출연한 아담 쉬프(Adam Schiff) 하원 의원 역시 이번 만남을 바람직한 외교적 접근으로 평가했습니다.

쉬프 의원 : 이번 만남이 개최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폼페이오 국장의 방북 사실이 공식화되면서 미북 정상회담의 개최 가능성도 더욱 확실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의 고위급 정책 전문가들이 직접 김 위원장을 만나기 전에 정상회담에 대한 사전 논의를 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게 쉬프 의원의 설명입니다.

그러나 국무장관과 같은 외교 관련 인사가 담당해야 할 정상회담 전 사전 조율을 CIA 국장인 폼페이오가 대행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폼페이오 국장의 방북 당시는 그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국무장관 지명을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입니다.

리처드 블루멘틀(Richard Blumenthal) 상원 의원은 정상회담 전 사전작업을 위한 고위급 만남은 CIA국장이 아닌 국무장관이 할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블루멘틀 의원 : 이 일을 할 사람은 CIA 국장인 폼페이오가 아닙니다. 북한에 대한 외교 뿐 아니라 한국, 일본 등 동맹국에 대한 외교적인 이해가 있는 국무장관이 맡았어야 합니다.

이런 가운데 로버트 메넨데즈 상원의원은 18일 미국 워싱턴 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 인준을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폼페이오 국장이 자신과 사적인 대화 중에는 물론 북한에 대한 외교 전략을 묻는 인준 청문회에서조차 북한을 방문한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한편 이날 미국 CNN방송에 출연한 그레고리 믹스(Gregory Meeks) 하원 의원은 이번 만남을 미북 정상회담으로 가기 위한 긍정적인 단계로 보느냐는 질문에, 폼페이오 국장이 북한 측과 사전 논의 후 정상회담에 대한 조언을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귀담아 들을지에 대해선 의문이라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