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의 최근 방북 목적은 미북 정상회담 개최 여부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달려 있다는 점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분명히 알리기 위해서라고 전 백악관 고위 관리가 분석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가 비밀리에 북한을 방문한 이유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완전한 비핵화 없이는 미북 정상회담도 없다는 점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 : 두 정상의 만남에 앞서 거의 완전한 합의가 이뤄지도록 준비하기 위한 목적의 방북이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진지하게 협상할 생각이 없다면 미북 정상회담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알려주려고 했을 겁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포함한 커다란 합의에 도달한다면, 북한에도 걸맞는 보상을 할 용의가 돼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 : 진지한 합의가 이뤄진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주한미군 감축, 또 북한의 재래식무기 축소와 핵 위협의 궁극적 중단 문제 등을 논의하고, 평화협정까지도 체결할 용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지난 25년 간의 방법과는 다른 대담한 방식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지명자가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시도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 :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이 열릴 지 아직 확실히 알 수 없다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미국의 정상회담 개최 기준이 매우 높고,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직도 협상을 위한 시간은 많이 남아 있고, 논의할 문제도 많지만 무엇보다도 이제 미북 회담의 개최 여부는 북한에 달려 있다는 것이 와일더 전 보좌관의 설명입니다.
미국 민간단체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스티븐 노퍼 부회장은 폼페이오 지명자의 방북은 미북 정상회담을 개최하려는 김 위원장의 의지를 드러냈다고 말했습니다.
노퍼 부회장 : 김 위원장이 앞서 중국을 방문하고, 폼페이오 지명자를 직접 만난 것은 미북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제 북한이 비핵화 논의를 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직접 확인한 것이죠.
노퍼 부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아직 있다고 말한 것은 최대한의 대북 압박정책을 계속 유지하고 비핵화 조건이 맞아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노퍼 부회장은 그러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준비하기 위해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한 것과는 달리, 보수적인 트럼프 행정부가 미북 정상회담을 북한에서 개최할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안보연구 프로그램의 짐 월시(Jim Walsh) 연구원은 한 번의 정상회담에서 평화협정이 체결될 수는 없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의제 중 하나로 다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월시 연구원 : 비핵화와 마찬가지로 평화협정에 대한 미북 간 인식의 차이가 있습니다. 첫 정상회담에서 평화협정을 완전히 체결하고 서명하는 것은 무리고,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에서 의제 중 하나로 다룰 수는 있을 겁니다.
월시 연구원은 ‘한국전쟁의 종전’ 언급이나 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지나친 의미를 두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게리 새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 조정관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폼페이오 지명자의 평양 방문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북 정상회담에 필요한 절차를 합리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매우 긍정적 신호라고 환영했습니다.
미북 정상회담의 의제를 논의하고 회담 후 발표할 공동성명 준비를 시작하기 위한 방북일 것이라고 새모어 전 조정관은 진단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미뤄 정상회담의 날짜와 개최지 등 아직도 준비 작업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이지만 6월에 정상회담을 개최한다면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