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폼페이오 방북 성사되면 가시적 비핵화 성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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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의 정권수립 70주년을 앞두고 방북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이 이뤄진다면 진전된 비핵화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8월 말이나 9월 초에 방북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비핵화 협상 전면에 나서고 있는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4번째 방북이 성사될지 주목됩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비핵화 논의는 진전을 이룰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습니다. 북한은 정권수립 기념일을 성공적으로 치러야 한다는 목표가 있고 미국은 그동안 공전을 거듭해 온 비핵화 논의를 조금이라도 진전시켜야 하는 부담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핵 물질·시설의 신고를 일정 부분 수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만약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이뤄진다면 양측의 이견이 어느 정도 좁혀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이번이 4번째가 될 텐데 또 빈손으로 성과 없이 돌아간다면 미국 내에서 파장이 클 것으로 생각합니다.

일각에서는 북한 매체들이 미국에 대해 비판적인 논조를 유지하고 있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비핵화와 관련된 북한의 진전된 입장 변화가 없다면 폼페이오 장관으로서는 다시 북한을 방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겁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북한이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북한은 미국에 정치적 선언에 불과한 것으로 비핵화 조치를 하라는 요구는 하지 말라고 말한 겁니다. 그래서 폼페이오 장관의 성공적인 방북을 담보할 수 있는 부분은 아직 없습니다.

조성렬 수석연구위원도 “북한은 핵물질과 핵무력 분야를 나누어 미국과 협상하려 하는데 이를 미국이 수용할지 미지수”라고 분석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여부도 주목됩니다. 중국 정부는 시진핑 주석이 북한의 정권수립 기념일에 방북할 것인지에 대해 아직 공식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북중은 우호적인 이웃 나라로 양국은 줄곧 왕래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 주석의 방북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제공할 것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북한과의 우호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차원에서 방북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합니다. 특히 무역 분야에서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북한을 통해 대미 협상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북한으로서도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유리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협력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입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 :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협상이 정체돼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면 대미 협상력을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북한과 중국은 이런 이익을 서로 공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관건은 비슷한 시기에 이뤄지는 폼페이오 장관과 시 주석의 방북이 향후 비핵화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입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시 주석을 먼저 만나 비핵화 협상 대응 차원의 논의를 벌인 뒤 폼페이오 장관을 만날 것으로 관측합니다.

중국의 지원을 바탕으로 미국, 더 나아가서는 한국과 3차 정상회담을 열 것이라는 겁니다.

김한권 교수는 “북한은 중국과 조율한 사안을 한국과 미국에 요구하는 식으로 일정을 잡고 있을 것”이라며 “중국을 먼저 만나면 북한이 자신들의 입장을 강하게 주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