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폼페이오, 방북서 핵 신고 약속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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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4차 방북에서 북한과 최소한 핵시설 신고에 대해 합의해야 추후 비핵화 논의를 진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이에 동의할 가능성은 적다는 지적입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3일 미국 워싱턴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토론회에 참석한 이 연구소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이 향후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 여부의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차 석좌: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문은 2 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기에 충분한 비핵화 움직임이 있는지 알아내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입니다. (I think right now, secretary's visit this weekend will be an important indicator of whether there is enough movement on denuclearization to allow for 2nd Trump-Kim summit.)

이전 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막연하고 불확실한 입장을 내놓았다면 이번 4차 방북에선 핵 시설 신고와 같은 실질적인 비핵화 행동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합의를 내놓아야 한다고 차 석좌는 주장했습니다.

이 연구소의 마이클 그린 부소장은 그러나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도 핵시설 신고에 동의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린 부소장: 이번 회담의 핵심은 북한이 그들의 핵 프로그램과 시설을 신고하느냐는 것인데 저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비핵화를 진행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린 부소장은 북한이 최근 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의 조건부 폐기와 일부 사찰 등을 약속했지만 이는 완전한 비핵화와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으로 북한으로부터 기대할 수 있는 결과는 핵과 미사일 시험 중단, 영변 핵시설 폐기 정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두 전문가 모두 이번 평양 방문에서 이같은 성과가 없다 하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차 석좌는 4차 방북의 이상적인 성과는 핵 시설 신고, 비핵화 시간표 설정, 국제기구에 의한 사찰 약속 등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전제 조건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것 같다며 언제든 원하면 미북 정상회담을 갖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게 된다면 비핵화로 나아가기 위한 구체적인 살붙이기 작업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고 차 석좌는 강조했습니다.

차 석좌: 싱가포르 회담이 막연한 비핵화 원칙을 내놓았다면 2 차 정상회담을 위한 모든 작업은 실제로 구체적인 비핵화 내용들이 수반돼야 합니다. (If Singapore summit set out some very vague principle, now all of this work towards 2nd summit really has to meat on the bones.)

그린 부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좋은 편지들을 받았고 최근에는 '사랑에 빠졌다'고 표현하는 등 미북 관계와 협상에 대해 매우 희망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어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