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1월 선거 전 미북회담 개최 안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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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오는 7일 북한을 방문해 북한의 핵무기 생산 관련시설 목록을 요구해야 한다고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박사가 강조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베넷 박사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 폼페이오 장관이 오는 7일 북한을 방문하는데요. 한국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3일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에 북한의 핵 신고를 보류하고 '종전선언'과 '영변 핵시설 폐기'를 맞교환하는 중재안을 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베넷 박사 : 강 장관은 처음부터 북한에 핵 목록을 요구한다면 협상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핵 무기 보유 목록 요구를 보류해야 한다고 했는데요.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북한에는 8개에서 10개의 우라늄 농축, 플루토늄 재처리, 원자력발전, 핵무기조립 등 주요 핵 관련 시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제가 폼페이오 장관이라면 이들 시설의 이름, 장소, 기능, 용량(capacity)에 대한 반 페이지 정도의 간단한 목록을 요구할 것입니다.

기자 : 강 장관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영구적으로 폐기할 것을 시사했고 이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서 매우 큰 부분이기 때문에 종전선언 같은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한 화답으로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폐기한다면 이는 비핵화로 가는 매우 큰 진전으로 본다고 말했는데요?

베넷 박사 : 제가 말한 목록을 보면 아마도 더 새롭고, 진전된 대부분의 핵시설이 영변 이외 지역에 있을 것입니다. 우라늄 농축시설만 해도 영변 이외에 2~3곳이 더 있을 겁니다. 영변 핵시설은 방사능 오염이 심각한 재난지역으로 어차피 폐쇄해야 할 시설입니다. 풍계리 핵 실험장도 마찬가지로 안전문제 때문에 해체할 것을 해체한 것이라 의미 있는 비핵화 조치로 볼 수 없습니다.

기자 : 그럼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에서 어떤 비핵화 관련 성과를 기대하시나요?

베넷 박사 :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에 올해 생산한 5개에서9개 정도의 핵무기를 해체하고 핵 물질을 제거해 북한에서 반출시킬 것을 요구해야 합니다. 그와 더불어 영변뿐 아니라 북한에 요구한 반 페이지 정도의 목록에 수록된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허용해 북한이 더 이상 핵무기를 생산하지 않는다는 것을 검증하도록 해야 합니다. 영변 핵시설이나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같은 시설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언제든 포기할 준비가 돼 있는 오래되고 쓸모 없는 시설입니다. 북한은 동창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이 아니라 이동식발사대에서 발사합니다. 동결이 비핵화 조치는 아니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에 적어도 핵무기 제거와 핵 생산 시설에 대한 사찰과 검증부터 요구해야 합니다.

기자 : 일각에서는 예상보다 빠른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으로 미북 간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와 종전선언과 함께 대북제재 해제 등 미국의 상응조치를 맞바꾸기 위한 실마리를 찾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과연 10월 빅딜, 즉 통큰 합의에 이은 11월 종전선언, 12월 북한 김 국무위원장의 서울답방이라는 상황 전개 가능성을 어떻게 보시나요?

베넷 박사 : 거의 가능성이 없다고 봅니다. 북한은 계속 핵무기를 만들며 비핵화할 의지가 없고, 미국이 핵 동결을 요구해도 수용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봅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3차 방북 후 아무 성과 없이 돌아왔다고 엄청난 언론의 질타를 받았는데요. 이번 방북에서도 미국이 상당한 양보를 하지 않는 한 마찬가지 결과가 될 것으로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 이전에 북핵 문제에서 엄청난 양보를 하거나 미북 정상회담에서 실패해 또 다시 언론의 비난을 받고 선거에 재앙을 초래할까 우려할 겁니다. 따라서 중간선거 이전에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기자 : 그렇다면 박사님은 어떤 조건이면 종전선언을 할 만큼의 환경이 조성되었다고 보시나요?

베넷 박사 : 핵 동결은 최소한의 조건입니다. 새로운 핵무기를 만드는 것뿐 아니라 구모델을 새로 개조해 더욱 위험한 무기로 만드는 것까지 포함합니다. 재래식 무기감축, 대미 적대정책 중단도 필요합니다. 또한 종전 후에도 유엔군사령부를 해체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종전선언에 포함해야 합니다.

앵커 : 지금까지 미국 랜드연구소의 군사안보 전문가 브루스 베넷 박사의 견해를 양희정 기자가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