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57년간 북한에 억류됐던 국군포로 이규일씨가 최근 별세했습니다. 이씨는 75세의 나이로 한국에 돌아온 이후 국군포로 인권 운동에 활발히 참여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57년간 북한에 억류돼 강제노동을 했던 국군포로 이규일씨가 지난 8일 89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이 씨는 6.25 전쟁 당시 1950년 12월 한국군에 입대해 3사단 기관포 소대원으로 복무하다 두 달만인 1951년 2월 강원도 횡성 전투에서 중공군의 포로가 됐습니다.
이후 이 씨는 북한에 넘겨져 양강도 보천군의 협동농장에서 강제노동을 하며 살았고 2008년 5월 75세의 나이로 아내, 막내딸, 두 손녀와 함께 탈북해 그해 11월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이 씨는 이후 국군포로 인권 실태에 대해 증언하고 국군포로의 송환을 요구하는 등 다양한 인권 운동에 참여했습니다.
이 씨는 2019년 2월 한국 내 북한인권단체 물망초가 펴낸 탈북 국군포로 증언록 작성에, 2020년 9월 북한과 김정은을 상대로 한 국군포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에 참여했습니다.
이 씨는 또 지난 2월 19일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을 만나 북한 내 국군포로의 인권 유린 실태를 설명하며 유엔 보고서에 국군포로 문제를 강조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 씨는 지난 5월 국군포로 유성복, 김성태씨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국군포로의 대통령 취임식 참석은 한국 정부 수립 이후 최초였습니다.
이 씨의 유해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입니다.
이 씨가 세상을 떠나며 생존 중인 한국 내 탈북 국군포로는 14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한편 한국 내 북한인권단체인 북한인권시민연합은 오는 1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나의 미래를 찾아서(나미) 드림 워크샵’을 개최합니다.
이번 워크샵에서 탈북청소년들은 서울대 봉사동아리 ‘우리나래’, 연세대 통일동아리 ‘통일한마당’ 등 대학생 멘토들과 함께 연세대를 견학할 예정입니다.
탈북청소년들은 또 이 자리에서 각자의 진로문제, 적응문제 등을 멘토들과 공유하고 고민할 예정입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의 김석우 이사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진학에 대한 탈북청소년의 막연한 두려움을 해소시키고 미래를 설계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이번 워크샵을 준비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 김석우 이사장 :우리도 사실 진학하려고 할 때 두려움이 있는데 탈북해서 온 청소년들은 더 두려울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러한 두려움을 해소시키고 진학하는데 있어 자신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하고 나아갈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감을 얻게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이번 워크샵에 참석하는 탈북청소년은 27명, 대학생 멘토는 21명입니다.
김 이사장은 계속해서 탈북청소년의 적응을 도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은 2013년부터 탈북청소년, 탈북청년들이 자신의 꿈을 탐색하고 계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진로진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