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6·25 전쟁 때 북한으로 끌려간 국군포로들의 인권과 비극에 대해 한국의 국군포로가족회가 국제사회의 관심을 호소했습니다. 지에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전쟁 당시 포로로 북한에 끌려가 북한에서 사망한 국군포로 손동식 이등중사의 딸인 한국의 손명화 국군포로가족회 대표는 4일 북한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국군포로들의 아픔과 인권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습니다.
손 대표는 죽으면 고향인 경남 김해 땅에 유해를 묻어달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지난 2006년 4월 탈북했습니다.
현재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손 대표는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국군포로들이 북한에서 짐승같은 노예로 살아온 억울함과 그 인권유린 실태를 알리기 위해 지난 10년 동안 한국에서 애썼지만 한국 정부가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에서 아직 생존한 국군포로들과 더불어 사망한 이들의 유해 송환을 위해 한국 정부가 충분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적절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손명화 대표: 20대 청춘에 국가를 지켜달라는 국가의 부름을 받고 나갔다가 처참하게 죽은 국군포로들을 왜 그냥 덮습니까? 국군포로의 영혼을 왜 이 세상에 덮어 둡니까? 저는 이것 때문에 억울했습니다. 국군포로들은 아오지 탄광에서 노예처럼 살았고 이들이 한국에 와서 직접 증언을 해도 인정을 하지 않습니다. 저는 국군포로의 자녀로서, 국군포로 유족들의 대변인으로서 이 일을 세상에 알려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80명의 군국포로가 북한을 탈출해 귀환했고,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약 13년 전 약560명의 국군포로들이 생존해 있었다며, 현재 생존한 이들은 이보다 더 적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정부나 정치권은 계속해서 귀를 닫고 있다며 이제는 해외에서 인권단체들과 협력해 이 문제를 세상에 널리 알리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손명화 대표: 대한민국에서 10년을 소리치고 10년을 울어봐야 그 눈물을 닦아줄 사람이 없어서, 이제는 해외에서 국군포로 인권에 대해 알려야겠다고 다짐을 하고 이렇게 (미국에) 왔습니다.
손 대표는 방미 일정 중 하나로 이날 북한인권위원회(HRNK)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인권위원회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국군포로들 역시 이산가족이자 한국의 영웅들이지만 한국 정부와 한국 국민들은 별다른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국군포로는 극히 중요한 사안입니다. 아직 북한에 생존한 이들도 있기 때문에 시한이 있는 문제인 것이죠. 국군포로들의 가족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는 이어 북중 접경지역 탄광에서 한국 고향을 그리워하며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는 국군포로들의 상당수가 이미 사망했다며, 국군포로 가족들은 이들의 유해를 송환하고 희생을 기리길 원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국군포로를 돌려보내지 않는 것은 1953년 정전협정 위반이며 북한 정권의 잔혹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 북한이 현재 협력이나 대화, 외교 의지가 없어도 우리는 한국을 위해 싸우고 목숨을 바친 용감한 군인들을 포기해선 안됩니다. 국군포로 사안에 대한 관심을 계속 촉구해야 합니다.
그는 또, 북한은 국군포로 규모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등 인도주의적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북한을 계속 압박하고 인권을 중시하는 대북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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