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북한이 최근 단거리 발사체를 쏘는 등 북한의 행보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앞으로 적어도 두어 달 동안 비핵화 협상에 대한 미국의 입장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도발을 계속할 수 있다는 미국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켄 고스(Ken Gause) 해군분석센터(CNA) 국장은 7일 워싱턴DC에서 한미경제연구소(KEI)가 개최한 북핵 문제 관련 전문가 토론회에서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만나 최근 북한이 쏜 단거리 발사체와 관련해, 앞으로도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대한 미국의 강경한 입장을 바꾸기 위해 이런 식의 도발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스 국장 : 북한은 적어도 앞으로 두어 달 동안 일종의 군사훈련과 실험을 계속하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핵실험의 선은 넘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은 (이 선을 넘지 않는 것이) 김정은과 도널드 트럼프의 합의 사항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I think North Korea, at least for the next couple of months, will probably continue to do some sort of military training exercises and tests, but they will be below the threshold of intercontinental missiles or nuclear tests. I believe that North Korea believes that's what the agreement between Kim and Trump is.)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대북 강경책을 완화할 것이라는 희망을 주지 않을 경우,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나 핵실험의 경계에 근접하는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그는 이번 발사체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무기 실험을 중단한다는 합의를 굳이 어기지 않고도 주한미군을 북한 미사일 사정거리에 두고 있다는 대미 압박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토론회에서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려면 미국 뿐만 아니라 북한의 이익(equity)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현재 김정은 정권의 정당성은 핵무기 프로그램에만 의존하고 있어서 단기간에 완전한 비핵화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일괄타결식의 비핵화 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으로 ‘주고 받기’식의 ‘단계적 상호과정’(phased reciprocal process) 접근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북 양국이 단계적인 비핵화 및 상응 조치를 통해 먼저 상호 신뢰를 쌓아야 하며,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도 (핵과 경제개발) 병진정책의 경제적 측면에서 정당성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해야 결국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가능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아울러, 주한 미국대사관과 국무부 북한 분석관을 지낸 패트릭 맥키천(Patrick McEachern) 전 외교협회(CFR) 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만나 북한의 이번 발사체 도발은 명백한 퇴보(setback)라고 우려하면서, 앞으로도 북한이 한반도 긴장을 높이는 행보를 이어나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또 이번 발사체가 미북 간 외교 과정을 그르치지 않는 범위내에서 미국을 압박함으로써, 북한에 더 유리한 조건의 협상장으로 미국을 끌어내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