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한반도의 동부지역 지도를 놓고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을 공개한 것에 대해 한국 통일부는 의도적이라고 평가하며 북한의 대남 군사위협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23일 북한이 사흘째 진행하고 있는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3차 확대회의에 대해 이례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정은 당 총비서 집권 이후 열린 역대 당 중앙군사위 회의는 하루만 진행된 바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김정은 총비서 집권 이후 당 중앙군사위 회의는 확대회의 16차례, 예비회의 1차례 등 모두 17차례 열렸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날 북한 매체가 공개한 당 중앙군사위 회의 내용을 바탕으로 향후 북한이 군사적인 대남 위협 수위를 높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통일부는 북한이 이번 회의를 통해 작전계획을 수정했다고 밝힌 것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통상 작전계획과 관련된 내용은 비공개로 관리하는데 이를 수정했다는 내용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겁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전술핵을 활용하기 위해 작전계획을 수정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통일부는 북한의 총참모부가 이번 회의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 북한 전방부대들의 작전임무가 추가 확정된 것 등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당 중앙군사위 회의에서 한국 동부지역 지도를 걸어놓고 논의를 진행하는 모습이 공개된 것을 두고는 “의도적인 공개”라고 평가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한국 측에 대한 군사적 위협 수위를 증가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당국자는 북한이 앞서 지난 10일 막을 내린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통해 ‘강 대 강’, ‘정면승부’ 등의 투쟁 원칙을 재천명했다는 것을 언급하며 “상황을 예의주시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당 중앙군사위를 계기로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지 여부에 대해선 “오늘 회의와 관련된 보도에는 ‘핵실험’ 등과 같은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며 “첫날 회의에서 ‘관건적인 당면한 국방 건설 임무 확정’을 의제로 선정했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이번 당 중앙군사위 개최 의도에 대해선 앞서 열린 당 중앙위 전원회의 결정 사항을 관철하기 위해 주요 군사, 전략적 사항 및 부문별 과업을 확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군 당국도 북한의 당 중앙군사위 회의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김준락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한국 군은 관련 동향에 대해서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추가로 설명해 드릴 만한 내용은 없습니다.
이어 김 실장은 “지난 3월 한미 간 전략기획지시(SPD) 합의 이후 전략환경 변화, 한국의 능력 변화, 또는 북한 위협의 변화에 따라서 작전계획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원인철 한국 합참의장과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화상으로 한반도 및 역내 안보상황을 논의했습니다.
양측은 올해 연이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중대한 도전이라고 지적하며 한미동맹과 연합방위태세가 굳건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한편 원인철 합참의장은 윤석열 정부가 지난달 25일 신임 합동참모본부 의장으로 김승겸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을 내정하고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함에 따라 이임을 앞두고 있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