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 통전부, 당 중앙위 10국 개명…심리전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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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노동당의 대남기구인 통일전선부가 노동당 중앙위원회 10국으로 명칭을 바꾸고 심리전 중심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한국 통일부가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해 말 당 중앙위원회 제8기 9차 전원회의를 통해 정리 및 개편을 주문한 통일전선부의 명칭이 바뀐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김영호 한국 통일부 장관은 20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가 노동당 중앙위원회 10국으로 명칭이 변경됐다며 심리전 중심으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장관은 “북한이 지난해 말 이후 2국가론을 주장하며 ‘통일 지우기’를 진행 중”이라며 “김정은이 통일을 지우려다 김일성의 통일 유훈을 기리고자 건립된 조국통일 3대 헌장 기념탑을 철거하고 철도, 도로 등과 관련해 김정일이 합의했던 남북정상 선언의 성과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장관은 김정은 총비서의 이 같은 조치를 사실상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격하 시도로 평가하면서 북한 내에서 이로 인한 이념적 혼란이 불거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노동당 중앙위 10국에 대해 통전부의 일부 기능이 변화된 조직으로 판단했습니다. 다만 북한의 대남 적화 정책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통일부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납북자, 억류자, 국군포로 문제에 대한 한국 및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확산해 나가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이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통일부 장관으로서는 처음으로 김영호 장관이 40여 년 전 실제 고등학생 납북 피해가 발생했던 현장을 오는 24일 방문할 예정입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1977년 8월 5일 군산기계공업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중이던 김영남 씨가 전라북도 군산 선유도에서 피랍됐고 같은 달 12일에는 평택 태광고등학교 2학년인 이민교, 최승민 씨가 전라남도 신안군 홍도에서 납치됐습니다.

또한 1978년 8월 10일에는 천안농업고등학교 3학년생인 홍건표, 이명우 씨가 피랍됐습니다.

통일부는 당시 고교생 5명이 납북된 선유도, 홍도 해수욕장에서 오는 24일과 27일 각각 송환기념비를 세우고 제막식 행사를 가질 계획입니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납북자 문제에 대해 지난해 캠프 데이비드 선언을 통해 한미일이 협력할 사안으로 합의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가 탈북민들의 인권 침해 사례를 조사할 때 일본인 납북자와 관련된 조사 내용이 추가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고위당국자는 “북한인권기록센터의 북한 내 납북자 국적과 관련된 질문은 ‘한국인’과 ‘기타’로 구분됐지만 최근에는 ‘한국인’, ‘일본인’, ‘기타’로 일본을 추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는 오는 7월 14일을 국가기념일인 ‘북한이탈주민의 날’로 지정하는 관련법 개정안을 오는 21일 공포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한국 통일부와 행정안전부는 지난 1월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북한이탈주민의 날’ 제정 추진 지시 이후 이와 관련된 준비 작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 (지난 1월 국무회의):한국 정부는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취지에서 통일부는 '북한이탈주민의 날' 제정을 추진해 주기 바랍니다.

‘북한이탈주민의 날’로 지정된 7월 14일은 지난 1997년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날입니다.

한국 통일부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탈북과정에서 희생된 북한이탈주민들을 기억할 수 있는 기념물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롭고 번영된 미래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