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한국 “완전한 비핵화 첫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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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공식 폐기했습니다. 이번 핵실험장 폐기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비핵화로 가기 위한 첫 조치라며 환영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24일 외국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북한은 핵실험장 갱도뿐만 아니라 지상의 관측설비와 연구소, 생활건물 등을 완전히 폭파했습니다.

핵실험장 폐기 행사는 이날 오전 11시 핵실험장 2번 갱도와 관측소를 폭파하는 것으로 시작됐습니다. 이어 오후 4시까지 4번 갱도와 3번 갱도, 막사 등을 잇달아 폭파했습니다.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날 11시께 미국을 비롯해 한국, 중국, 영국, 러시아 등 5개국 취재진이 풍계리 현장에 도착한 직후 폭파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행사를 취재한 외신들은 이날 오후 7시 30분을 넘기면서 관련 소식을 일제히 타전했습니다.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한 외국 기자들은 현재 왔던 길을 거슬러 원산으로 돌아오는 중입니다.

이에 따라 핵실험장 폐기 장면은 기자단이 원산으로 돌아오는 25일 오전 송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도 이날 핵무기연구소 성명을 통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진행했다고 확인했습니다.

핵무기연구소는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 결정에 따라 5월 24일 핵시험 중지를 투명성 있게 담보하기 위하여 핵시험장을 완전히 폐기하는 의식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방사성 물질 누출 현상이 전혀 없었고 주위 생태환경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북한 핵실험장 폐기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청와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연 뒤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첫 번째 조치임을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도 비핵화로 가기 위한 첫 조치라며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 : 정부는 금번 핵실험장 폐기를 북한이 남북정상회담 등을 통해 표명한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실천한 의미 있는 첫 조치로 평가한다.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앞서 북한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내세워 미북 정상회담 재고려를 제기할 수 있다며 미국을 압박했습니다.

최 부상은 특히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최근 발언을 문제 삼아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리비아의 전철을 밟을 수 있고, 북한에 대한 군사적 선택안은 배제된 적이 없다, 또 미국이 요구하는 것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라는 발언을 두고 반발한 겁니다.

최 부상은 북한이 리비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값비싼 대가를 치르면서 힘을 키워왔다며 회담장에서 만날지 핵 대 핵의 대결장에서 만날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과 처신에 달려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