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최근 중국을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을 들르지 않고 곧장 귀국한 가운데 한국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올해 방북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6일과 17일 중국을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이번 방중을 계기로 북한을 방문할 수도 있다는 일각의 관측과는 달리 푸틴 대통령은 중국에서의 일정을 소화한 후 곧장 귀국했습니다.
이상준 국민대학교 러시아·유라시아학과 교수는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은 현재 중국과의 협력을 부각시키려 하고 있으며 북한을 함께 방문해 이러한 의도를 희석시키기를 원치 않았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또 푸틴 대통령이 중국 방문 직후 북한에 갈 경우 북중러 삼각연대 구도가 형성되고 이것이 한미일 3국을 지나치게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는 러시아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상준 국민대학교 러시아·유라시아학과 교수: (푸틴 대통령에게) 지금 가장 급한 불은 중국입니다. 북한까지 간다면 중국 방문의 효과가 희석될 수도 있습니다. 또 결국은 러시아가 제일 원하지 않는 것이 한미일이 같이 움직이는 것인데 북중러 구도를 형성하면 (한미일) 삼각 구도를 만들어주는 셈이 되니 그런 빌미를 없애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더해 푸틴 대통령이 올해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은 여전히 매우 높다며 그 시기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동방경제포럼이 열리는 오는 9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북중러 3자 연대를 가시적으로 강화하려는 러시아의 움직임을 중국이 견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현승수 통일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 연구위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승리를 확신하는 상태였다면 공세적으로 북중러 연대를 추진했을 것이지만 현재 러시아는 전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자금을 중국으로부터 확보하는 것이 더 시급해 보인다며 이같이 분석했습니다.
현승수 통일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 연구위원: 중국은 북중러 3자 연대 자체가 불쾌하고 이것이 서방이나 한미일의 맞대응 수위를 높일 것이기 때문에 3자 연대에 들어가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러시아는 3자 연대를 추진하려 하지만 이번에 중국의 요구를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푸틴 대통령이 대외적으로 북한 방문을 약속한 만큼 올해 안으로 평양을 방문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의 패권을 약화시키려는 중장기적 목적이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든 북한은 러시아의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로서 입지를 굳힐 것으로 현승수 연구위원은 예상했습니다.
현승수 통일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 연구위원: (러시아는) 미국의 힘이 빠진, 미국의 패권이 상당히 상실된 동북아시아와 유라시아를 원합니다. 북한이 여기에 기여를 해줄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을 파트너 국가로 삼으려 하는 것입니다. 만에 하나 러시아가 전쟁에서 상당히 지지부진해서 경제가 악화되고 2류 국가로 전락하는 상황이라도 북한이 필요합니다. 그래도 우군 세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현지시간으로 18일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 준비가 제 속도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해 9월 러시아에서 열린 북러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방북을 요청했고, 푸틴 대통령은 이를 수락한 바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