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남북을 잇는 경의선을 철거하는 정황이 민간 위성사진에 포착됐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달 28일 경의선 철도 북측 구간의 출발점인 개성 판문역을 촬영한 위성사진입니다.

지난해 8월 4일에 찍힌 사진과 비교해 보면 역 앞에 놓인 철로 7개 중 가운데 3개를 제외한 대부분 철로가 제거됐습니다.
판문역은 경기도 파주에 있는 도라산역에서 군사분계선을 넘어가 처음으로 만나는 역으로, 바로 옆에는 개성공단이 자리하고 있어 남북간 경협의 상징적 존재입니다.
아울러 판문역은 남북한이 지난 2018년 12월 26일 남북을 잇는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도로 여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진행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사진을 분석한 미국의 민간위성 전문가인 제이콥 보글(Jacob Bogle)은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판문역을 부분적으로 철거했으며, 주로 일부 철도 침목과 금속 철로를 제거했다”며 “철거 작업은 올해 초부터 시작되어 2월 이전에 일부 철로가 제거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신원식 한국 국방부 장관은 10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경의선 철도를 철거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 고해상 위성사진을 통해서도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된 것입니다.
북한의 이번 경의선 철도 철거는 남북 관계 단절 선언에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됩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말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데 이어, 지난 1월 최고인민회에서는 접경지역의 모든 북남 연계 조건들을 분리시키기 위한 단계별 조치들을 실시해야 한다고 지시했습니다.
이후 북한은 지난 5월부터 군사분계선에서 금강산 쪽으로 이어지는 동해선 철도 북측 구간을 철거하고 경의선∙동해선 육로 도로에 지뢰를 매설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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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이 한국 통일연구원은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남북 관계를 소원하는 행위를 하는 것은 러시아나 중국과 더 많이 밀착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정은이 연구원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에 더 많이 좀 더 밀착하고 있다는 걸 남한에 보이는 게 전략적으로 더 유리하다고 판단해서 이런 행위를 하고 있지 않나 싶네요.
보글 분석가도 “김정은이 선언한 ‘통일은 더 이상 국가 목표가 아니며, 한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적’이라는 입장의 물리적 표현”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이는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으로 인한 자신감을 투영하려는 선전적 조치”라며 “정책 변화에 따라 평화와 통일의 상징물들이 앞으로도 철거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