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괴롭혀라" 북 주민, 새해벽두 동원에 짜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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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각 지방당위원회에 당중앙위원회 제8기 6차전원회의 결정 집행을 위한 주민 궐기모임과 회의를 조직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새해 시작과 함께 각종 모임에 불려다니게 된 주민들은 물론 하급 당간부들도 심한 피로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간부소식통은 4일 “중앙(당)으로부터 이번에 진행된 당중앙위 8기6차 전원회의 결정 집행을 위한 대책회의와 인민궐기모임(집회)을 진행할 데 대한 지시가 내려졌다”면서 “이와 관련해 각급 당위원회에서는 전원회의 결정집행을 위한 계획 수립과궐기대회 조직사업에 착수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먼저 시, 군당을 비롯한 지역 당위원회에서는 전원회의에서 토의된 문제를 가지고 당원 총회를 열도록 되어있다”면서 “초급당(당원 20명이상의 조직), 분초급당(당원 15명이하 조직), 당세포(당원 5~7명) 등 모든 당 조직이 상급 당위원회의 토의 내용을 집행하기 위한 회의를 열어야 하는 등 새해 벽두부터 피로감을 안겨주고 있어 말단 당 간부들은 금년 한 해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는 모든 당 간부들이 자기사업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사업에서 실적을 내어 당과 인민 앞에 충실성과 실천력을 평가받아야 한다고 다그치고 있다”면서 “당 간부들의 실적을 놓고 주, 월, 분기별로 총화하여 무능한 대상들과 자리지킴이나 하는 대상들은 간부사업(간부인사)에서 책임을 묻겠다고 협박하고 있어 말단 간부들이 한숨짓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공장, 기업소 책임일군들은 올해 사업발전과 생산계획 초과달성에 대한 집행계획을 세워 제출하도록 되어있다”면서 “지금과 같이 모든 물자가 부족하고 전력과 연료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현상유지도 힘든데 위에서는 생산목표 초과달성을 강요하고 있어 기업소 간부들이 고민으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5일 “당중앙위원회 8기6차 전원회의 결정집행을 위한 주민 궐기모임을 지역별로 조직하라는 지시가 중앙으로부터 하달 되었다”면서 “궐기모임에는 기관, 기업소, 대학생, 가정주부 등 모든 주민이 빠짐없이 참여해 불굴의 정신력으로 전원회의 결정서에 제시된 과업들을 관철하기 위한 결의를 다져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궐기 모임은 각 지역 사정에 맞춰 개최해도 되지만 늦어도 1월 중순까지는 모두 마쳐야 한다”면서 “새해 벽두부터 추위속에서 행사와 모임에 시달리게 된 주민들은 ‘궐기모임에서 결의를 한다고 하늘에서 식량이나 생필품이 떨어지냐’며 당국의 주민 동원 정치를 비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주민들은 지금까지 일년 열두달 수많은 집회와 모임에 동원되었지만 무엇 하나 나아진 게 없고 오히려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당국의 주민 동원 정치를 성토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이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해주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니 불필요한 행사조직으로 주민들을 통제하고 괴롭히는 게 아니냐며 당국을 원망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