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과 북한이 장성급회담에 이어 16일에도 미군 유해송환을 위한 실무회담을 이어갔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 전사자들의 유해송환을 위한 미북 실무회담이 16일 판문점에서 열렸습니다.
미북이 전날 9년여 만에 열린 장성급회담에서 유해송환과 관련해 공동발굴을 포함한 큰 틀의 합의를 한 데 이어 후속 실무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송환 일정과 방식 등을 논의한 겁니다.
회담에는 미국측에선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 DPAA 소속 당국자와 유엔군 사령부의 영관급 장교가, 북한에선 인민군 소속 영관급 장교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군 유해송환은 6.12 미북 정상회담의 합의사항으로,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에 앞서 미북간 상호 신뢰 구축을 위한 첫 조치라는 점에서 주목받았습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 : 15일 미북 간에 장성급회담이 개최되어 미국 유해송환과 관련해6월 12일 미북 정상 간 합의 이행을 위한 생산적인 협의가 이루어진 것을 평가합니다.
미국 정부는 한국전쟁 당시 미군 7697명이 실종됐으며 이 가운데 북한 땅에서 전사한 유해가 5300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유해송환이 이뤄질 경우 지난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재개되는 겁니다.
미군은 유해송환을 위해 미북 정상회담 이후인 지난달 말 유해송환에 쓰일 나무 상자 1백여개를 판문점에 옮겨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북 정상회담 개최 한달 여 만에 두 정상이 합의한 유해송환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향후 비핵화 후속 협상도 탄력을 받게 될 지 주목됩니다.
한국 내에서는 북한이 유해송환 회담을 장성급으로 격상하고 유엔사와의 창구를 복원시킨 데 대해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논의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은 그러나 비핵화 진전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미국은 유해송환 조치의 경우 미북 정상이 합의한 사항인 만큼 북한이 조건없이 이행할 것으로 판단한 반면 북한은 이를 미국에 대한 일종의 ‘선물’로 인식한 것 같다”며 “북한이 향후 유해송환을 대가로 정전협정 이행과 관련한 요구를 미국에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외교가에서는 이에 따라 미군 유해송환 협의가 향후 북한의 태도를 가늠할 수 있는 이른바 ‘리트머스 시험지’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미군 유해송환을 포함해 미북 정상회담 합의사항들이 신속히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