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남북을 잇는 경의선 철거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철교 상판이 제거된 모습이 민간 위성사진에 포착됐는데요, 조진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지난 달 23일 경의선 철도 북측 구간의 출발점인 개성 판문역에서 판문점 방향으로 향하는 경의선 철로 중 통일다리 옆 다리를 촬영한 위성사진입니다.
올해 2월 촬영된 사진과 비교해 보면 철교의 상판이 거의 제거된 채 다리 기둥만 남아 있는 모습입니다.
북한은 올해 초부터 경의선 철거 작업을 진행 중인데, 철거 정황이 또다시 포착된 것입니다.
사진을 분석한 미국의 민간위성 전문가인 제이콥 보글은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남한과의 연결 및 협력의 물리적 흔적을 제거하기 위한 목적으로 경의선 283m 길이의 철도 다리의 상판 을 제거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개성공단 근처의 세관 건물과 판문역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앞으로 철거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북한은 올해 초 남북을 잇는 동해선 철도도 부분적으로 철거한 바 있다”며 “인접한 고속도로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참호가 파여져 도로 사용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통일부 당국자도 2일 “최근 위성 사진을 보면 북한이 경의선 철도의 북측 구간 중 사천강을 가로지르는 철도용 교량을 철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이러한 조치가 “적대적 두 국가에 따른 남북 단절 의지를 남측에 나타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말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데 이어, 지난 1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접경지역의 모든 북남 연계 조건들을 분리하기 위한 단계별 조치들을 시행해야 한다고 지시한 바 있습니다.
이후 북한은 지난 5월부터 군사분계선에서 금강산 쪽으로 이어지는 동해선 철도 북측 구간을 철거하고 경의선과 동해선 육로 도로에 지뢰를 매설했습니다.
또 지난 6월에는 판문역 앞에 놓은 철로 7개 중 가운데 3개를 제외한 대부분 철로가 제거된 모습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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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러한 행위가 러시아나 중국과 더 많이 밀착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RFA 주간 프로그램 ‘경제와 우리 생활’에 참여하고 있는 정은이 한국 통일연구원의 말입니다.
[정 연구원]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에 더 많이 좀 더 밀착하고 있다는 걸 남한에 보이는 게 전략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해서 이런 행위를 하고 있지 않나 싶네요.
에디터 박봉현,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