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장관 “탈북민 선원 강제북송, 명백한 잘못”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7일 열린 국회 외통위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7일 열린 국회 외통위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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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은 탈북민 선원 강제북송 조치가 명백히 잘못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7일 한국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2019년 이뤄진 문재인 정부의 탈북민 선원 강제북송 조치가 명백히 잘못됐다고 밝혔습니다.

권 장관은 탈북민 선원이 해상에서 16명을 살해한 범죄자라고 하더라도 “한국에 온 이상 당연히 보호해야 한다”며 “범죄자라고 해서 국가가 받아들이면 안된다는 것은 인권 존중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말했습니다.

권 장관은 또 “귀순 의사를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북한으로 탈북민을 넘긴 것은 유례가 없다”고 강조했고 “귀순을 (임의로) ‘순수한 귀순’, ‘불순한 귀순’으로 나누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 :한 번 한국 국민이면 국민이지 국민 자격을 박탈하는 제도는 없는 것으로 압니다. 흉악범에 대해 우리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해야 한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생각입니다.

권 장관은 탈북민 선원에 대한 조사 기간도 지나치게 짧았고 “선박을 페인트칠해서 흔적을 없앤 것 등은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권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인 ‘담대한 구상’에 대해 “지속적으로 발전시켜가며 국제사회와의 공조ㆍ지지 확보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권 장관은 특히 대북 인도적 협력과 관련해 정치적ㆍ군사적 상황과 상관없이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을 재차 밝혔고 “민간단체의 대북 인도지원 물자반출 승인도 지속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권 장관은 2023년 9월 열리는 항저우아시아경기대회, 2024년 1월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등 주요 국제대회를 계기로 남북간 체육교류 활성화도 모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권 장관은 통일부가 올해 북한인권 현황 연례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연례 보고서 공개 발간 이유에 대해 “북한의 기본권 침해가 계속되고 있다”며 “북한인권의 실상에 대해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연례 보고서를 발간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통일부 인권기록센터는 북한인권법에 따라 지난 2017년부터 북한인권 실태를 조사하고 보고서를 발간했지만 탈북민 개인정보 유출 등을 고려해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발간될 공개 보고서에는 6년간의 조사 기록을 망라해 담는다는 방침”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밖에 권 장관은 북한이 국경 등 일부 지역에서 백신 접종에 착수한 것으로 관측된다고 보고했고 최근 북중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되며 민생 물가가 다소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보았습니다.

권 장관은 또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반 서방연대의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의 이수석ㆍ안제노 연구위원은 지난 5일 ‘북한의 대중ㆍ대러 접근과 한반도 정세’ 보고서에서 “지난 8월 초 북한이 처음으로 북중 합동군사훈련을 제안했다”며 “6.25전쟁 이후 처음으로 북중 연합훈련이 열릴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수석ㆍ안제노 연구위원은 “한미연합훈련과 대칭되는 북중 연합훈련이 한반도에서 신냉전질서를 만드는 상징적 의미를 가질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한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북한 내 한국인 억류자 김정욱ㆍ김국기 씨 등 6명의 송환 문제와 관련해 ”당장의 송환이 어렵다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라도 억류자와 가족들의 상봉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태 의원은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선교사의 어머니가 2013년 방북해 면회한 사례가 있는 만큼 충분히 실현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고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이라고 해서 억류자 송환을 포기하거나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북한에는 접경지역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던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목사, 중국에서 탈북민 지원 활동을 하던 김원호 씨 등 6명이 억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