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안녕하십니까. 토요일 격주로 보내드리는 'RFA뉴스분석' 시간입니다. 지난 2주간 RFA 한국어서비스에서 다뤘던 굵직한 북한 소식, 영향력을 미쳤던 RFA 뉴스 보도들을 그 뒷이야기와 함께 소개해드립니다.
앵커: 양성원 뉴스 에디터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양: 안녕하십니까.
앵커: 지난 2주간 북한 관련 뉴스들을 살펴 보면 크게 눈에 띄는 사안은 없어 보이는데요.
양: 네, 그나마 흥미로운 상황은 북한 당국이 식량난 등 경제적 어려움을 거듭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엔 주재 김성 북한대사는 지난 13일 화상회의에 참석해 북한의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대북제재, 자연재해, 그리고 코로나19(코로나비루스) 등을 꼽았는데요. 북한은 유엔에 최근 제출한 자발적 국가검토보고서(VNR)에서 "곡물 700만톤 생산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지난 2018년 495만톤 생산으로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소개했습니다. 또 의료인력과 장비, 필수의약품 등이 부족하다고 실토했고 현재 북한 전체 전력 생산량과 1인당 전력 생산량 모두 감소 추세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앞서 김정은 북한 총비서는 지난달 열린 당 전원회의에 10킬로그램 이상 살이 빠진 모습으로 나타나서 이례적으로 북한의 식량난을 시인하기도 했는데요. 북한 당국은 최근 왜 이렇게 공개적으로 상황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하는 건가요?
양: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국제사회에 북한의 상황이 이렇게 어려우니 제재를 조속히 해제하고 인도적 지원에 나서라고 압박하기 위한 행태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실제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북한의 식량 부족량이 약 86만 톤에 달하며, 오는 8월부터 10월까지 북한 주민들이 식량난으로 혹독한 시련을 겪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조만간 중국 측으로부터 대규모 식량원조를 받기 위한 행보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일각에선 8월 이전 김정은 총비서가 직접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식량 등 여러가지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화제를 조금 돌려보죠. 한국에선 최근 통일부 존폐 논란이 불거져서 시끄러웠는데요.
양: 그렇습니다. 한국 제1야당 '국민의힘'의 이준석 신임 대표는 지난 9일 한국 CBS라디오에 출연해 외교와 통일 업무가 분리돼 있는 게 비효율적일 수 있다며 통일부 폐지론을 내놨는데요. 이후 12일에도 이 대표는 통일부가 필요 없는 부처라고 주장했습니다. 직접 그의 말을 한번 들어보시죠.
이준석 대표: 북한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한국 국민을 살해하고 시신을 소각했는데, 통일부는 이에 대해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조직은 수명을 다했거나 애초에 아무 역할이 없는 것입니다.
앵커: 일각에서는 한국의 문재인 정부가 전반적으로 지나치게 북한에 저자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통일부는 대북지원이나 북한과의 교류 재개에만 몰두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처 폐지론까지 나온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 것 같은데요.
양: 그렇습니다. 한국의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지난 12일 저희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출연해 이번 폐지론이 최근 통일부의 행보에 대한 아쉬움을 반영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직접 한번 들어보시죠.
신범철 센터장: 문제의식은 결국 최근 보인 북한에 끌려가는 듯한 대북정책 때문에 나온 것으로 보이고, 한국 정부는 이런 비판에 기반해서 신중하게 정책 검토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북한 인권문제와 관련된 통일부의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는데요. 지난 13일 한국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의 김태훈 회장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김태훈 회장: 북한인권 단체들의 소망은 인권 지옥에서 시달리는 2500만 북한 주민들의 인권 증진입니다. 그런데 북한인권법상 주무 부처인 통일부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도외시하고 북한인권 단체를 고사시키고 있습니다. 그런 통일부의 존재 의미는 없습니다.
앵커: 일부 탈북민 단체들도 통일부 폐지론을 옹호했다구요.
양: 그렇습니다. 한국의 탈북민 단체 '노체인'의 정광일 대표는 지난 9일 저희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출연해 통일부는 폐지돼야 한다면서 현재 집권하고 있는 문재인 정권의 통일부는 이른바 '대북전단금지법'을 옹호하면서 오히려 통일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광일 대표의 말입니다.
정광일 대표: 일반적으로 통일부가 예전에는 북한 인권을 이야기했지만 지금은 안 하고, (오히려) 지금은 북한을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통일부가 대북전단이나 외부정보 유입을 반대하고 있고 북한의 민주화를 저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일부 한인 실향민들은 그나마 남북 이산가족 문제에 관심을 갖는 부처가 한국 통일부라면서 통일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통일부가 필요하다, 즉 부처 특유의 기능이 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은 것 같은데요. 일단 논란의 당사자인 통일부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양: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12일 기자설명회에서 "통일부는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을 구현하고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며, 남북 간 평화공존과 공동번영을 앞당기기 위해 존속되는 것이 마땅하고 더 발전돼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통일부를 없애면 안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는데요. 한국의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2일 저희 방송에 출연해, 부처가 창설된 지난 1969년부터 통일부는 외교부 차원에서는 진행하기 힘든 남북 간 특수 관계에서의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해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신범철 한국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도 탈북자 관리나 남북 협력기금 관리,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문제 등 일부 특수한 역할은 통일부의 전문적인 영역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가 하면 통일부의 특정업무를 다른 부처로 이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고요?
양: 그렇습니다. 탈북민으로 주영국 북한 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통일부의 폐지보다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핵심은 북한 인권과 관련된 업무를 통일부에서 타 부처로 이관해야 한다는 건데요. 그는 지난 13일 기자들에게 "통일부에는 한반도 평화 유지를 위한 북한과의 대화 및 협력, 교류를 추진해야 하는 부서와 북한 정권이 제일 싫어하는 인권 문제를 다루는 부서가 비합리적으로 병존해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인도적 협력 등을 위해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통일부가 북한 당국이 극도로 민감하게 여기는 인권 문제를 다루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게 태 의원의 주장입니다. 그는 국제무대를 통해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정부 부처인 외교부와 북한인권 유린 사건들을 법적인 틀 내에서 조사하고 기록할 수 있는 법무부가 통일부의 북한인권 관련 업무를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또 다른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인 지성호 '국민의힘' 소속 의원도 의견을 밝혔죠?
양: 지성호 의원은 지난 10일 이 사안과 관련해 한국 문재인 정권의 청와대가 통일정책을 주도함으로써 통일부의 존재감이 희석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총리실과 한국적십자사, 행정안전부, 법무부 등이 통일부 업무를 나눠 맡는 것이 낫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다며 "통일부 존폐 위기는 결국 통일부 스스로가 자초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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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제 다시 화제를 좀 바꿔보겠습니다. 지난 2주간도 저희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와 관련한 외부의 반응들이 많았다는데 좀 소개해주시죠.
양: 네, 저희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달 6.25 한국전 71주년을 맞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방송했는데요. 한국의 민간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이영환 대표가 저희 한국어서비스 기획팀에서 방송한 6.25 특집 국군포로 관련 프로그램에 대해 감사의 말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국제 사이버보안 업체인 '파이어아이'(FireEye) 측은 지난달 30일 저희 디씨 본사 뉴스팀 이상민 기자의 북한 해킹 관련 보도에 대해 큰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저희 보도는 파이어아이 측이 6월초부터 한국의 국방∙우주 관련 업체에 대한 북한의 사이버공격 활동을 인지하고 있었고 그 배후는 북한 해킹조직인 '안다리엘'(Andariel)로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었는데요. 이 보도는 한국의 각종 언론매체에 인용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고 한국에서 이 보안업체의 홍보를 맡고 있는 회사가 이상민 기자에게 연락을 취해 보도 경위 등을 물으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양성원 에디터 잘 들었습니다.
앵커: 지난 2주간 RFA 한국어서비스에서 다뤘던 주목할 만한 북한 뉴스들을 소개해드리는 'RFA 뉴스분석'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기사 작성 자유아시아방송 양성원 에디터; 국장 박봉현; 웹 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