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설주가 백두혈통?” 선전화보에 북 주민 빈정대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평양출판사가 지난해 발간한 화보집 '인민은 백두산을 노래한다'에 나온 사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인 리설주 여사가 백두산의 개울가에서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과 모닥불을 쬐고 있는 모습.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평양출판사가 지난해 발간한 화보집 '인민은 백두산을 노래한다'에 나온 사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인 리설주 여사가 백두산의 개울가에서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과 모닥불을 쬐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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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요즘 북한 당국이 각 기관 기업소에 배포하고 있는 선전화보에 김정은 총비서의 부인 리설주를 백두혈통으로 묘사하고 있어 주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25일 “지난주 은산군 출판물보급소에서 군내 공장기업소에 ‘인민은 백두산을 노래한다’는 선전 화보첩을 배포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화보첩은 지난해 9월 평양출판사가 출판한 것이다”라며 “100페이지가 넘는 화보첩에는 백두산에서 뿌리가 시작된 3대수령(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위대성을 선전하는 사진과 시, 노래 등이 수록되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내가 다니는 은산제약공장 산하 직장들의 회의실마다 선전 화보첩이 비치되었다”면서 “공장 당국은 매일 화보첩에 있는 위대성 선전 사진과 자료를 가지고 노동자들의 아침 독보회를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독보회는 노동자들이 노동신문이나 당정책을 아침마다 읽으면서 사상교양을 하는 일과의 첫 일정입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오늘(25일) 독보회 시간에는 백두산에서 (김정은)원수님과 눈이 덮인 개울가에 손을 대고 앉아있는 리설주의 사진을 놓고 사회주의를 지키시려는 백두혈통의 숭고한 모습이라며 이를 충성으로 받들자는 선전을 이어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국의 이 같은 선전에 노동자들은 웬만한 사람들은 다 리설주가 가무단의 가수 출신인 것을 알고 있는데, 어떻게 (리설주가)백두산 혈통이라고 선전하느냐며 가까운 사람들끼리 수군거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 정주시의 한 소식통도 “올 초 당국은 각 도, 시, 군 출판물보급소를 통해 ‘인민은 백두산을 노래한다’는 위대성 선전 화보첩을 공장기업소 도서관마다 배포하였다”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평양출판사가 출판한 화보첩은 선대수령들과 (김정은)원수님의 사진과 함께 백두산은 김일성장군의 산, 김정일장군의 산, 김정은장군의 산으로 빛이 난다는 선전내용으로 시작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정주시 농기계사업소에서는 매일 아침 독보회시간마다 당국이 배포한 선전용 화보첩을 놓고 백두산에서 시작된 주체혁명위업을 완성하시려는 최고존엄의 뜻을 받들어 올 생산계획을 무조건 수행하자는 선전사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그런데 화보첩에는 백두산에서 항일투쟁운동에 참가한 (김일성부인)김정숙의 사진은 한 장도 없고 김정은과 함께 모닥불을 쬐는 리설주의 사진만 여러 장 게재하며 항일혁명전통의 계승을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에 일부 주민들은 리설주는 항일투사의 가족이 아니라 이름난 가무단의 가수 출신인데 왜 화보첩에는 백두혈통인양 선전하고 있냐며 수군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