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북 비핵화 로드맵 제시해야 3차 미북회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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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북 간 3차 정상회담이 개최되기 위해서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로드맵 즉 이정표를 제시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는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이른바 ‘친서외교’가 재개됨에 따라 3차 미북 정상회담이 올해 안에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힐 전 수석대표 : 이번에는 북한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간에 의견이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방북한 시 주석과 김 위원장 간 어떤 대화가 오갔고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가 관건일텐데요. (3차 미북 정상회담을 개최하려면) 북한이 (미국의) 비핵화 개념을 받아들이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시간표를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I think the North Koreans need to embrace denuclearization and offer some concept of a time frame to achieve it.)

힐 전 대표는3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으로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 관련 긍정적 반응으로 미뤄 3차 미북 정상회담을 향한 진전이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친서 내용도 공개된 바가 없고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와 관련한 양국 간 합의가 거의 없다고 힐 전 대표는 지적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상응해 ‘단계적 조치’에 따라 회담을 추진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The Trump administration needs to indicate that they are prepared to move on the basis of a step-by-step process.)

유럽 브뤼셀 자유대학 유럽학연구소의 라몬 파체코 파르도 한국석좌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트럼프 대통령이 29일 한국을 방문하는 것과 이에 앞서 국무부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한이 예정되어 있고, 중국 시진핑(습근평) 국가주석이 최근 북한을 방문한 점 등으로 미뤄 3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가 추진 중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파체코 석좌 : 올해 이내 3차 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다고 저는 판단합니다. 앞서 말한 방한과 방북 일정들 이외에도 내년에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한국의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어 올해 안에 (미북) 정상회담이 추진돼야 한다는 생각인데요. 북한이 최종적으로 비핵화 로드맵 즉 이정표를 제시해야 하지만, 영변과 다른 핵 시설들에 대한 사찰과 검증을 수용하는 등 상징적 조치를 우선 취해야 합니다. 북한이 핵 목록 신고를 할 의사를 표명했을 수도 있습니다.

파체코 석좌는 북한이 영변 이외에 추가 비핵화 조치를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2차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끝난 데 대해 큰 부담을 느끼는 김 위원장이 3차 회담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데니스 와일더(Dennis Wilder)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북이 대화 재개 방안을 찾아가고 있는 중인 것은 환영하지만, 미북이 여전히 비핵화 개념에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 : 북한이 영변에 그치지 않고 추가로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 시설의 위치 등 핵물질 생산시설에 대한 신고를 한다면 진정성을 갖고3차 미북 정상회담에 나선다는 최소한의 기초가 마련됐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이는 단지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최소 조건으로, 북한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는 인도적 지원이면 충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비핵화 로드맵 즉 이정표를 받기 전에는 대북제재 완화 등의 추가 조치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그는 못박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