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국방부는 고체 우주발사체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ICBM급, 적어도 IRBM급 이상이며 상당한 기술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의 평가가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군이 30일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습니다.
방위청 산하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이날 충남 태안에 위치한 종합시험장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의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성공은 지난 2021년 5월 한미 미사일 지침이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종료하고 곧이어 7월 고체 추진기관 연소시험이 성공한 이후 약 8개월 만입니다.
고체연료를 기반으로 한 추진기관은 액체연료 기반 추진기관과 달리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연료충전 상태로 저장할 수 있어 이동, 저장 등 관리가 용이합니다.
고체연료 기반 탄도미사일이 액체연료 탄도미사일보다 군사적으로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입니다.
고체 추진기관은 또 액체 추진기관보다 개발 및 제작비가 적으며 간단한 구조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쉽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국방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이번 시험발사에서 대형 고체 추진기관, 페어링 분리, 단 분리, 상단부 자세제어 등 우주발사체의 필수 기술에 대한 검증이 이뤄졌으며 추가 검증을 거쳐 실제 위성을 탑재해 발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방부는 또 향후 소형위성, 다수의 초소형 위성 등을 지구 저궤도에 투입시킬 수 있는 우주발사체 개발로 이어질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방부는 이와 함께 국방과학연구소는 향후 한국 독자기술 기반의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를 나로 우주센터에서 발사할 계획이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탑재중량을 증대한 차세대 액체 중형 발사체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이번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에 가까우며 적어도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 이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탄도의 무게나 종류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저궤도 위성을 저궤도상으로 운반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초속 7.5km 전후의 속도가 필요한데 이 정도라면 ICBM급에 가깝거든요. 조금 낮게 보더라도 IRBM급 이상입니다.
신 연구위원은 또 “이미 상당한 기술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2~3년 내에 위성 관련한 기술 개발을 거의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방사청은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 기술을 활용해 저궤도 위성 기술을 오는 2024년까지 개발한다는 계획입니다.
한편 이날 국방부는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 시험발사 성공 사실을 사전 예고 없이 공개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의 지난 2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및 모라토리엄 폐기에 대한 국방부의 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국방부는 보도자료에서 “북한이 모라토리엄을 스스로 파기하는 매우 엄중한 시기에 이번 성공은 한국 군의 독자적인 우주기반 감시정찰 분야의 국방력 강화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라고 강조했습니다.
국방부는 이어 “앞으로도 우주영역이 국가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 영역임을 인식하고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를 비롯한 국방 우주전력을 조기에 확충해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방부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다음날인 지난 25일에는 모 공군기지에서 스탤스 전투기 F-35A 28대를 동원해 활주로에서 밀집 대형으로 이륙 직전 단계까지 지상 활주하는 이른바 엘리펀트 워크 훈련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한국 군이 엘리펀트 워크 훈련을 공개한 것은 10년 만이며 문재인 정부 들어 엘리펀트 워크와 같은 대형 무력 시위에 나선 것은 지난 25일이 처음입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현장을 지휘했고 이 자리에서 “F-35A를 활용해 압도적인 전략적 승리를 달성하고 북한의 추가 행동을 억제할 만반의 군사대비 태세를 유지하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