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히로시마 대학교 객원교수 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와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수영 기자입니다.

서해 위성발사대 , 내년 봄 완공될 듯
<기자>북한은 최근 (15일) 고출력 고체연료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지난 18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정찰위성이었다며 직접 찍은 듯한 위성사진도 공개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성공적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아직 둘 다 미완성단계라는 평가가 지배적인데요. 고체연료와 정찰위성을 내세운 북한 당국의 노림수는 뭐라고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위성운반 로켓 발사를 예비 시험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위성 로켓에 달린 카메라로 시험 촬영했다고 하는데 그런 경우는 별로 없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18일 미사일 발사는 2023년에 (있을) 군사 도발에 대한 예고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군사 개발 부문 올 해 성과를 강조해야 하는 이유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 동창리에 있는 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올해 초부터 대규모 개보수 공사가 계속됐습니다. 개보수하고 있는 시설은 미사일 조립 공장이나 발사장, 철도 연결 시설 등 여러 가지 분야의 전면적인 리모델링을 했다고 합니다. 지금 공사 속도를 바탕으로 분석하면 완성 시기는 내년 봄이라고 듣고 있습니다. 북한은 2021년 1월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한미일 정부는 '3년 차가 되는 2023년 북한의 주목표는 군사위성 발사와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라고 예측합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지난 19일 "2023년 4월까지 군사 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마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은 4월 15일 태양절 전후에 위성운반 로켓을 발사하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발사는 이를 예고하고, 충분히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는 노림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올 한해 북한은 60발이 넘는 미사일을 쏘아 올리고 7차 핵실험 준비까지 나서며 핵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2022년 북한 당국의 군사 부문을 종합적으로 어떻게 평가하시겠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 김정은 총비서는 원래부터 무기 현대화에 강한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탈북한 조선노동당 전 간부에 따르면 김정은 총비서는 2016년 3월 6일 조선 노동당과 군의 간부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는 것은 강한 무력과 위력이 있는 실질적인 국방공업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고 합니다. "첨단 무기 하나하나가 부모님같이 귀중한 존재라고 느낄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그 후에 김정은 총비서는 무기의 정밀화, 무인화, 지능화, 표준화 같은 여러 가지 개발 목표를 지시했다고 합니다. 올해 북한은 미사일도 발사하고 극초음속미사일이나 변측기동으로 비행할 수 있는 미사일이나 신형 ICBM 등 다양한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7차 핵실험을 2022년의 최대 군사도발로 계획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북한에 강한 우려를 전했기 때문에 핵실험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핵실험을 못 하고 있기 때문에 올 11월 '화성-17형' 발사에 성공한 것을 올해 군사부문 최대 성과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현시점 평가이지만, 북한에는 군사정찰위성이나 원자력 잠수함을 실제로 만들 능력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북한도 선전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성공한 핵미사일만으로도 충분히 군사적인 위협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북 , 화성-17형 정상각도 재진입 확인 위해 내년에도 시험 발사 반복할 듯
<기자> 내년에 북한이 7차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향후 북한은 특히 어떤 분야 군사 개발에 집중하리라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 우리는 북한 보도로부터 정보를 얻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여러 가지 시험을 하고 있고 그 시험마다 성공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까도 말씀을 드렸지만, 현시점에서도 북한 핵과 미사일은 심각한 위협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북한이 주장하는 새로운 군사 기술에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북한이 주로 선전하고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7형은 올해 8번째까지 발사했지만, 제가 듣기로는 11월에 발사한 여덟 번째 시험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합니다. 북한은 4월에 발사했던 화성 17형도 성공했다고 선전했지만, 군사적으로나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사람들의 말로는 성공한 것은 11월 한 번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 총비서는 화성 17형 발사 시험에 계속 실패했기 때문에 큰 좌절감을 느끼고 성공할 때까지 몇 번이라도 계속 시험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너무 많은 돈을 들이게 됐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북한은 2016년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도 8번 발사했지만 한 번만 성공했습니다.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그때 미국 정보기관들이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을 개발하려 수입한 전자제품에 사이버 공격을 가해서 오작동시킨 것이 원인이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결국 무수단 미사일 개발 및 실전 배치를 포기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북한은 화성 17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하지만, 11월에 발사한 이 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했습니다. 따라서 대기권에 수직으로 재진입했는데 정상각도(30~45도)로 발사해서 재진입하는 것보다 간단한 진입 방법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북한은 화성 17형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 정상각도에서 재진입할 수 있는지 아닌지 확인하려고 2023년에 재시험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리고 올해 했던 것처럼 SLBM이나 위성운반 로켓도 별도로 2023년에 계속 시험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일본에 새로 추가된 '반격 능력'으로 북 이동식발사대 전멸은 불가
<기자> 한편, 일본은 16일 열린 각의 (국무회의)에서 국가안전보장 전략, 국가방위전략, 방위력 정비계획 등 안보 관련 3대 문서를 개정했습니다. 어떻게 개정됐는지 간략히 설명해주시죠.
마키노 요시히로 : 일본은 새로운 국가안전보장 전략에서 "일본 안전보장 환경이 너무나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비슷한 사태가 앞으로 동아시아에서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국가 방위전략은 일본 방위의 역사적인 전환점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육∙해∙공, 사이버, 그리고 우주 같은 전 영역의 종합적인 대응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미사일 방어만으로는 일본의 안전을 지키지 못한다면서 "반격 능력 (적 기지 공격 능력) 등을 보유한다"고 선언했습니다. 다만 동시에 일본 정부 안전보장 정책 중 '전수방위'는 유지한다고도 했습니다. 반격 능력을 보유하더라도 '무기 사용 3원칙'을 유지한다는 겁니다. 첫 번째, 국외에 부정적인 침략 행위가 있다. 두 번째, 다른 수단이 없다. 세 번째, 반격 능력을 쓰는 경우에는 필요 최소한으로 한다. 이 3원칙을 지키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는 주로 대만 유사시를 염두에 둔 것 같습니다. 다만 일본 내에서 어떤 경우와 상황에 반격 능력을 쓸지 의논한 바가 없기 때문에 일본 군 내에서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반격 능력을 보유하기 위해 미국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구입한다고 설명하고 앞으로 5년 사이에 방위비를 4조 3천억엔(3백25억 달러) 정도 늘린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본은 1972년부터 방위비를 국민총생산(GNP) 1% 정도로 유지한다는 방침을 유지해 왔지만 2027년 예산에서는 GDP 대비 2%가 될 전망입니다. 이를 위해서 1조 원(7억5천만 달러) 정도의 세금을 더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국민들 사이에서 강한 불만의 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자> 개정된 내용 중 적 기지 공격 능력도 보유할 수 있게 됐다고 하셨는데, 이는 어떤 의미입니까? 또 북한을 포함한 동북아 정세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 국가안보전략에서 일본은 반격 능력(적 기지 공격 능력)이라고 설명했는데, 이는 일본에 탄도미사일 등을 사용해 공격하는 경우에 상대방 쪽의 영토에 일본이 유효한 반격을 가할 수 있는 '스탠드오프(원거리 타격 능력)'라는 자위대의 능력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적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징후가 나타날 경우, 발사하기 전이라도 미사일이나 발사 장치를 파괴하는 능력입니다. 다만 과거 걸프전쟁 때 '스커드헌터'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당시 미국이 이라크 군의 스커드 미사일을 파괴하기 위해서 정보 위성이나 정찰기를 많이 사용했지만 거의 사전에 파괴하지 못한 사실에서 나오는 말입니다. 일본은 그런 적 기지 공격 능력 즉, 반격 능력을 주로 대만 유사시에 사용하리라 생각하고 있지만 북한에도 사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이미 이동식 발사대를 200기 정도 보유하고 있다고 하므로 사전에 파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을 공격하려고 하면 상대방도 그 공격과 비슷한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알려서 공격을 단념하도록 하는 억지력을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일본은 전수방위를 유지한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중국이나 북한이 이러한 일본의 전략을 오해하면 동아시아 군비경쟁이 더 심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네, 마키노 기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박수영,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