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군이 북한의 소형 무인기에 대응할 레이저 대공무기를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올해 안에 실전 배치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전문가들은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표하고 있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방위사업청은 11일 ‘한국형 스타워즈’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I의 양산에 착수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무기는 광섬유에서 생성한 레이저를 표적에 비춰 무력화하는 것으로, 북한의 소형 무인기(드론) 등을 정밀 타격할 수 있습니다.
방위사업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블록-I은 눈에 보이지 않고 소음도 없을 뿐 아니라 전기만 공급되면 운용이 가능하다며, 1회 발사 시 소요되는 비용은 약 2천원이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안에 한국 군에 인도돼 실전배치될 예정이며, 향후 출력을 높이면 드론 뿐 아니라 미사일도 격추시키도록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지난 2022년 12월 26일 무인기 5대를 한국 영공에 보냈고 그 가운데 하나는 대통령실 근처 비행금지구역까지 침범한 바 있습니다.
당시 한국군은 전투기와 헬리콥터를 급히 출격시켰으나 무인기를 격추하지 못했습니다.
유럽 랜드연구소의 제임스 블랙 국방 및 안보 부문 부소장은 한국과 전 세계 군대는 저렴한 드론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기존 미사일 기반 체계 뿐 아니라 고에너지 레이저(HELs)나 고출력 마이크로파(HPMs) 등 지향성 에너지 무기(DEW)와 같은 저비용 방어체계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블랙 부소장은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블록-I과 같은 “고에너지 레이저(HELs) 무기는 (탄약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가용할 수 있고, 빛의 속도로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다는 다양한 잠재적 이점이 있다”면서도, “악천후 또는 연기 등 기타 환경 조건에서 성능이 저하되는 등 기술적·전술적 제한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대기 중 습도가 높거나 연기가 있는 환경 조건에서는 레이저 빛이 물방울과 연기 입자들에 의해 산란되고 흡수되어 레이저 빔의 집중도가 떨어지게 되는데, 이로 인해 레이저의 열 효율이 떨어져 사거리가 급감하거나 파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블랙 부소장은 그러면서 “이러한 지향성 에너지 무기(DEW)는 전통적인 방공 시스템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를 보완해 제공하는 추가적인 방어 수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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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전문가인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국제·국방 선임연구원도 이날 RFA에 “레이저 대공무기는 훌륭한 대응 방법이지만 아직은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베넷 연구원: 10초에서 20초 정도 드론을 향해 레이저를 쏴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건데, 이는 긴 시간입니다. 그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조사를 유지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3km의 제한된 유효 사거리 역시 문제입니다. 250km 길이의 DMZ 전체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약 50개를 배치해야 할 겁니다. 북한이 침투할 가능성이 높은 곳을 우선적으로 커버할 수 있지만, 북한은 배치한 위치를 알고 이를 우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북한이 시속 30~50km 정도의 일반 상업용 드론 기술을 사용한다면, 사거리 범위 안의 드론을 격추하는 데는 문제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의 민간단체 자주국방네트워크의 이일우 사무국장 역시 블록-I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지금은 드론 탐지 효율을 보완할 기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지난 2022년 12월 북한 드론이 서울 상공을 침범했을 때, 한국의 방공 레이더는 북한 드론과 같은 저속의 레이더 반사 면적이 작은 항공기에 대한 탐지 효율이 매우 떨어진다는 것이 입증 됐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사무국장: 현재 한국군이 사용하고 있는 드론 대응용 레이더는 국지 방공레이더로, 기계식 단면 레이더입니다. 최근 추세를 보면, 드론은 레이더상의 화면에 새처럼 잠깐 떴다가 사라졌다를 반복하기 때문에 한 면만 볼 수 있는 레이더가 아니라 360도 전방향을 사각지대 없이 실시간으로 동시에 감시할 수 있는 사면 고정용 위상 배열 레이더를 사용합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