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퇴각’ 보도에 러 “사실도 있고…” 파병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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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러시아가 파병 북한 병사들의 후퇴에 대한 질문을 받자 왜곡된 내용들이 많다고 답했습니다. 그동안 러시아의 북한군 파병에 대한 입장 변화를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타스 통신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31일 뉴욕 타임스가 보도한 파병 북한군들의 후퇴 소식에 대한 질문에“그 중에는 사실도 있고 허위도 있으며 왜곡된 현실과 망상에 가까운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추측에 대해 일일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논평을 거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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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Reuters

미국 뉴욕 타임스는 북한군이 2주째 전선에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북한군 전력이 석 달 만에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고 미국과 우크라이나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러시아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과장되거나 왜곡됐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전투 영상과 증거가 공개되고 포로까지 나온 만큼 북한군 파병을 더 이상 부인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러시아 관영 매체인 차르그라드TV 등은 여전히 공개된 이들이 북한 출신이 아니라 투바인, 부랴트인, 야쿠트인 등 러시아 내 소수 민족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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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북한은 그간 북한 파병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삼가면서, 간접적으로 이를 인정해왔습니다.

특히 파병 초기에는 이를 부인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브릭스 정상회의 결산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지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고 사실상 시인하면서 북한도 비슷한 입장을 취했습니다.

[푸틴 대통령] 북한과 무엇을 어떻게 할지는 우리가 알아서 할 일입니다.

김정규 북한 외무성 러시아 담당 부상 역시 직후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그러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국제법적 규범에 부합하는 행동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후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나서 정당한 행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 (북한의 러시아 파병은) 우크라이나에 오랫동안 주둔해 온 서방 군대의 파견에 대응한 '소급적용' 입니다. 우크라이나 군대는 서구의 전문가들 도움 없이 미사일 기술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북러 양국은 지난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 비준 이후 북한군이 우크라이나가 침공한 쿠르스크에 파병됐다는 점에서, 북한군의 파병이 방어적 성격이 강하며 국제법에 부합한다는 입장입니다.

지난해 8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대한 급습을 시작해 러시아 쿠르스크주 일부를 점령했습니다.

북러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에는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면 다른 쪽이 군사 원조를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한편, 미국 정부 관리를 인용한 뉴욕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1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대러시아 파병은 북한이 먼저 제안해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 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