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제재 대상 러 선박, 포항항 머물러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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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이 지난해 8월 대북제재 위반을 이유로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러시아 선박이 지난달 한국 포항항에서 출항하기로 했지만, 현재까지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재무부가 지난해 8월 21일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러시아 화물 선박 ‘파르티잔’ (PARTIZAN)호.

선박의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마린 트래픽'을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일 확인한 결과, '파르티잔'호는 한국 현지시각 3일 오전 2시48분 현재 포항 국제컨테이너터미널 인근 부두에 정박한(moored) 상태입니다. (위 사진참고)

‘파르티잔’은 러시아어로 비정규부대의 무장한 전사란 뜻으로, 한국에서 ‘빨치산’의 어원이 ‘파르티잔’을 음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한국 언론은 ‘파르티잔’호의 해운사인 ‘구드존’ 관계자가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말한 내용을 인용해 ‘파르티잔’호가 내주 출항할 예정이라고 지난달 14일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 구드존의 발레리 울리스킨 부사장은 “미국의 '2차 제재'를 겁내하지 않는 한국의 민간 업체가 연료를 공급했고, 출항 허가도 받았다”면서 “다음 주 초에 ‘파르티잔’이 출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3월 세째 주(18일) 이후 출항하기로 한 ‘파르티잔’호가 여전히 포항항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재무부 관계자는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재무부는 제재 조치 의향을 드러내거나 향후 조치들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Treasury does not telegraph sanctions or comment on prospective actions.)

그러면서 그는 “재무부는 제재 위반 가능성에 대해 추측하거나 조사에 대해 논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We do not speculate on possible sanctions violations or discuss investigations.)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해 8월 ‘파르티잔’호를 포함한 러시아 선박 6척과 러시아 해운 관련 기업 ‘구드존’ 등 2곳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금지한 ‘선박 대 선박’ 환적을 통해 북한으로 석유, 정유 제품을 옮기는 것을 돕고 있다고 판단해 독자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미국의 독자 제재 대상에 올라 지난해 9월부터 부산항에 정박해 있던 구드존의 ‘세바스토폴’(SEVASTOPOL)호도 한국 내 정유사들이 연료 제공을 거부해

두 달만에 출항한 바 있습니다.

한편,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지난달 21일 발표한 대북 불법 환적 관여 의심 선박 명단에 한국 선박인 ‘루니스’(LUNIS)호가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루니스’호 선사인 '에이스(ACE) 마린'은 지난해 9, 10월 대북 거래가 의심된다는 이유로 한국 정부의 조사를 받았으나 무혐의 판단을 받았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선박의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마린 트래픽'에 따르면, 한국 선박인 ‘루니스'호(빨간원)가 한국 현지시각 3일 오전 2시8분 전라남도 여수항 인근 앞바다에 있는 상태다.
선박의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마린 트래픽'에 따르면, 한국 선박인 ‘루니스’호(빨간원)가 한국 현지시각 3일 오전 2시8분 전라남도 여수항 인근 앞바다에 있는 상태다. (사진 출처: 마린트래픽)

'마린 트래픽'에 따르면 현재 유조선인 '루니스'호는 한국 현지시각 3일 오전 2시8분 전라남도 여수항 인근 앞바다에 있는 상태입니다. (사진참고)

이런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가 금지하고 있는 ‘선박 대 선박’ 이전 방식으로 북한 선박에 석유 제품을 옮겨 실었다는 의심을 받는 한국 국적 선박이 반년 가까이 한국 부산항에 억류 중인 것으로 2일 확인됐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 내 D사가 운항 중인 7천8백톤급 P선박이 지난 2017년 하반기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에 정유를 불법 환적한 혐의로 현재 부산의 한 항구에 억류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