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무부, 대북 군수거래 중 기업 제재

한 조선중앙TV가 지난 2014년 정전협정 체결일(7월 27일)을 맞아 방영한 군사 퍼레이드에 최고 20억원대 메르세데스-벤츠 승용차가 등장해 유엔의 대북 사치품 금수조치를 놓고 실효성 논란이 일었다.
한 조선중앙TV가 지난 2014년 정전협정 체결일(7월 27일)을 맞아 방영한 군사 퍼레이드에 최고 20억원대 메르세데스-벤츠 승용차가 등장해 유엔의 대북 사치품 금수조치를 놓고 실효성 논란이 일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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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 상무부는 북한에 군수품으로 사용 가능한 방탄차량을 판매한 혐의로 중국과 홍콩 기업을 수출입 금지명단에 추가했다고 관보를 통해 밝혔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는 중국과 홍콩에 본부를 둔 무역업체들을 북한과 이중용도 품목을 거래한 혐의로 수출입금지 명단(export administration regulation entity list)에 포함한다는 내용을 4일 관보에 게재했습니다.

상무부와 국방부, 국무부, 재무부 등 미국 정부부처의 공동 심의기구인 이중용도품목 수출심사위원회(End-User Review Committee)는 중국인과 기업들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국가 이익에 반하는 활동에 관여했다면서 제재명단에 포함해야 한다고 결정했습니다.

이날 관보에 게재된 북한 관련 기업과 개인은 중국인 마위눙(Ma Yunong)과 그의 회사 시젯 인터내셔널(Seajet International) 그리고 홍콩에 본부를 둔 ‘지엠 국제사’(ZM International Company)입니다.

이중용도품목심사위는 이들이 구입한 미국산 방탄차량을 불법적으로 북한으로 수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심사위원회는 2012년 4월 15일과 2015년 10월 10일 북한의 열병식에 등장한 벤츠 차량은 유럽에서 제조된 후 미국에서 방탄장치가 추가돼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이 2016년 작성한 보고서에도 마위눙과 그의 회사가 북한에 방탄 차량을 판매한 의혹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북한 관영 TV매체에 소개된 당시 행사 장면을 보면 김일성과 김정일의 초상화를 올려 놓은 두 대의 검은색 벤츠 리무진이 군사 행진 한 가운데에서 천천히 이동합니다.

워싱턴의 한 대북제재 전문가는 당시 행사에 등장한 고급 리무진 자동차와 관련해 유엔의 북한 제재가 발효된 이후에 생산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에서 이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대북제재 전문가 : 해당 벤츠 모델은 2008년 이후에 생산되기 시작한 것이어서 유엔 대북제재에 의해서 북한으로 들여가서는 안되는 사치품입니다.

한편 미국의 이중용도품목 수출관리규정은 미국 내 개인과 기업 뿐만 아니라 미국산 부품이나 기술, 또는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포함된 외국 제품에도 적용됩니다.

미국 상무부의 위반기업명단에 오른 해외 기업은 제재가 해제될 때까지 미국과의 수출입이 금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