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외무성 고위 관리가 앞으로 미국의 대북 접촉시도를 계속해서 무시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향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제재완화를 원한다는 뜻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18일 대외 선전매체를 통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미북 접촉이나 대화도 이루어질 수 없다"며 "따라서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미국의 접촉 시도를 무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워싱턴 카톨릭대학의 앤드류 여(Andrew Yeo) 교수는 18일 전자우편으로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 부상의 발언은, 새로운 미국 행정부에 맞서 북한을 양국간 협상에서 우위에 올려놓으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며 "그러면서, 최 부상은 대화분위기 조성을 위해 비핵화 문제 보다는 제재완화와 같은 양보를 원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해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Bruce Klingner) 선임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은 외교적 해결의 걸림돌은 미국이 아니라 북한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대화와 협상에 참여할 의지를 공개적으로 확인해야 하며,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도발이 대화를 약화시키고 대북 정책의 강화와 국제적 대응을 촉발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8일 한국 방문을 마치고 떠나면서 가진 한국 언론과의 기자회견에서, 최근 잇따라 나온 북한 지도부의 담화에 대해 지금 집중해야 할 것은 동맹국과 협력국들이 북한문제에 있어 어떠한 견해와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미국의 대북 정책을 검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블링컨 장관: 평양에서 말한 바는 저도 들었습니다만, 지금 관심이 있는 건 대북정책을 검토하며 가까운 협력국들의 의견을 듣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북한연구센터장은 같은 날 자유아시아방송에, "현재 미국과 북한 모두 정상회담 개최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고 북한 안보의 핵심인 핵무기의 포기 문제를 실무회담에서 논의하는 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향후 한국과 미국은 미북 대화의 진전을 위해 북한의 실질적인 2인자인 김여정과 미국의 공식적인 2인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간의 고위급 회담 추진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북한 전문가인 미국의 고든 창 변호사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자우편으로 "세계가 18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미중 회담에 초점을 맞추면서 북한은 결국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며 "최선희 제 1 부상의 발언은 파급 효과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고 바이든 행정부는 이에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미국 스팀슨센터의 제니 타운(Jenny Town) 연구원은 "최 부상의 담화는 김정은 총비서의, 미북관계가 발전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약화됐음을 반영한 것"이라며 "미 행정부가 과거의 똑같은 메시지를 반복하고, 발전된 조치없이 핵 문제에만 집중한다면 설득력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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