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골라 “북한 노동자 한 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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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프리카에서 북한 노동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던 앙골라가, 이젠 한 명도 남아 있지 않다고 유엔에 보고했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1976년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지금까지 40여 년동안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아프리카의 앙골라.

지난 2017년 개혁 성향의 주앙 로렌수(João Lourenço)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오랫동안 지속되던 우호적 대북관계에도 변화가 보이고 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24일 앙골라 정부가 지난 7월 17일 제출한 대북제재 2397호 이행보고서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이 보고서에서 앙골라는 그동안 자국에서 일하던 북한 국적의 노동자 296명을 지난 2월까지 모두 본국으로 송환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현재 앙골라에는 북한 노동자가 한 명도 없으며, 북한 국적자에 대한 비자 발급을 막기 위해 엄격한 행정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앙골라 정부는 자국 내 모든 관할 당국과 기업에 북한 국적자에 대한 고용계약과 거주허가를 해지하라는 지시를 내렸으며, 북한의 불법활동에 관계된 금융자산의 제공이나 이전을 막기 위해 앙골라 국립은행과 금융정보단을 통해 경계를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앙골라에는 한때 아프리카 국가 중 가장 많은 약 1천 명 정도의 북한 의료진과 건설노동자가 파견되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민간 정책연구기관인 국제 평화∙민주주의∙개발 연구소 (International Institute for Peace, Democracy, and Development)의 맥스웰 본(Maxwell Bone) 부소장은 24일 전자우편을 통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은 대부분 북한 노동자 수를 공개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기 때문에 현황 파악이 정말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기업들은 손쉽게 이름만 바꿔서 신규업체로 등록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 노동자들이 국제사회에 노출되는 것을 손쉽게 피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현 앙골라의 집권 여당인 MPLA당이 여전히 북한과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개혁성향의 주앙 로렌수 대통령이 여당과 거리를 두면서 북한 노동자 송환 등 전에 보기 힘들었던 모습이 관측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같은 날 유럽국가 오스트리아의 이행보고서도 공개됐습니다. 오스트리아 당국은 한 때 25명 미만의 북한 국적자가 거주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명시된 송환 조건에 해당하는 북한 국적자가 한 명도 없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