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해제 북 선박 재차 제재 위반 가능성 주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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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유엔의 대북제재가 풀린 선박 중 유독 북한 선박만이 최근까지도 중국 항구를 오가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제재가 해제됐던 선박 1척이 올해 다시 유엔 대북제재 명단에 올라 제재가 해제된 선박들의 활동도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016년 3월과 12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에서 해제된 선박 9척의 최근 행적을 민간 선박위치정보 사이트인 ‘마린트래픽(Marine Traffic)’을 이용해 추적한 결과, 북한 선박만이 최근까지도 중국과 북한 항구를 오가며 활발한 운항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제재가 해제된 선박 중 북한 선박은 모두 3척으로 이중 2척은 석탄 운반용 벌크화물선(bulk carrier)인 ‘고산’(Ko San)호와 ‘남대천’(Nam Dae Chon)호이며, 나머지 1척은 일반화물선(general cargo)으로 분류되는 ‘청암’(Chong Am)호입니다.

고산호와 남대천호, 그리고 청암호 모두 올해 1월 각각 중국 칭다오항, 톈진항, 대련항에 입항해 약 이틀 정도 머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들 중국 항구는 모두 북한과 인접한 중국 동부 연안 항구로, 특히 톈진항은 중국 동부의 가장 중요한 석유 및 가스 수송 관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울러 고산호는 올해 1월 중국 칭다오항에서 출항해 5월 북한 남포항에 정박했으며, 남대천호 역시 올해 1월 중국 톈진항에서 출항해 3월 북한 남포항에 입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제재가 해제된 북한 선박 이외에, 올해에 움직임이 확인된 선박은 벨리즈 선박 2척과 탄자니아 선박 1척 등 3척에 불과합니다. 이 선박들은 중국과 대만 항구에 입항한 적은 있으나, 북한 항구에 입항하거나 정박한 기록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피지 깃발을 단 ‘환케’(Fan Ke)호는 지난 2016년 12월 안보리 대북제재 대상에서 해제된 후, 올해 3월 다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유엔 대북제재에서 해제된 지 불과 15개월 만입니다.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따르면 환케호는 지난해 9월과 10월 북한 남포항에서 북한산 석탄을 적재했다는 이유로 올해 3월 다시 유엔 안보리 제재 선박 목록에 포함됐습니다.

이 선박은 이어 이와 비슷한 시기인 작년 9월 22일 대만 대중항에 입항해 나흘 정도 머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외에 북한을 포함한 다른 국가의 항구에 입항하거나 정박한 기록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아울러 환케호는 지난 7월 15일 중국 동남부 절강성에 위치한 연안 항구 도시인 온주시에서 동쪽으로 약 93킬로미터 떨어진 해상을 지나고 있는 것을 마지막으로 선박자동식별장치(AIS)가 잡히지 않아 현재는 행방이 묘연한 상태입니다.

이렇게 제재 해제 후 다시 제재를 위반하는 사례가 있어 이미 제재가 해제된 북한 선박 등의 운항을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