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이 21일 대북제재 위반을 이유로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러시아 선박 6척 중 1척이 부산항에 정박해 있는 것으로 확인돼 한국 정부가 이 선박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재무부가 이날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러시아 선박은 ‘벨라’호, ‘보가티르’ 호, ‘넵튠’ 호, ‘파르티잔’호, ‘패트리엇’호, ‘세바스토폴’호 등 6척입니다.
이 6척 중 ‘세바스토폴’호가 21일 한국 부산항에 정박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1일 선박의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마린 트래픽'을 확인한 결과, ‘세바스토폴’호는 한국 현지시각 21일 오후 12시56분 현재 부산항에 정박해 있습니다.

구글맵으로 확인해본 결과, 현재 '세바스토폴'호는 부산항의 선박 수리 업체인 부광조선의 장소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사진참고)
‘세바스토폴’호가 현재 부산항에 왜 정박해 있는지 구체적인 이유는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선박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대상과 한국의 독자제재 대상 선박은 아니지만, 미국이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이상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 정부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앞서 강경화 한국 외교장관은 21일 "북한의 비핵화 관련 실질적 조치가 있기 전까지 미국의 독자 제재 추가 발표가 있을 걸로 생각된다"며 "같은 상황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있지만, 공통의 상황을 공유하는 것이 한미 공조의 핵심"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두 나라가 대북정책에 긴밀히 공조해 온 점을 감안한다면, 한국 정부가 현재 미국의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선박에 대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는지는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안입니다.
아울러 ‘세바스토폴’호는 한국의 부산항, 포항항 뿐만 아니라 울산항, 인천항 등 이미 수차례 한국 항구에 정박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세바스토플'호는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포항신항 제 8부두에 입항해 있었습니다. (사진참고)
이 시기는 북한산 석탄을 실어 날랐다는 의혹을 받는 ‘진룽’(Jin Long)호가 지난 7일 경상북도 포항신항 7부두에서 석탄을 하역해 논란이 됐던 시기와도 겹칩니다.
미국이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나머지 러시아 선박 5척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벨라’호와 ‘패트리엇’호 2척을 제외한 ‘보가티르’호, ‘넵튠’호, ‘파르티잔’호 3척이 이미 한국의 항구에 수차례 정박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 17일 한국 부산항을 출발했던 ‘보가티르’ 호는 21일 현재 일본 마츠사카 인근 해역에 있습니다. ‘보가티르’호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포항항과 평택항, 마산항에 수차례 정박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넵튠’호는 지난 4월17일 중국 치둥(Qidong)항에 정박한 이후로 현재 행방이 묘연합니다. ‘넵튠’호 역시 지난해부터 올해 현재까지 부산항과 포항항에 정박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파르티잔’ 호는 지난1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항에 정박해 있었으며, 지난해부터 올해 현재까지 한국의 묵호항, 옥포항, 포항항, 부산항, 마산항에 입항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벨라’ 호는 21일 현재 러시아 사할린주 샤흐트료스크(Shakhtersk) 인근 해역에 있으며, 유조선인 ‘패트리엇’ 호는 21일 현재 러시아 사할린주의 코르사코프항에 정박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이 러시아 선박 6척들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금지한 ‘선박 대 선박’ 환적을 통해 북한으로 석유, 정유 제품을 옮기는 것을 돕고 있다고 판단해 독자제재를 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