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에 위성발사 장면 엽서 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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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미사일발사 장면을 담은 엽서를 전국에 처음으로 배포했습니다. 인공지구위성 사진이라며 굳건한 군사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는 지적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미사일 발사 장면을 담은 엽서를 집집마다 붙여 놓으라고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엽서비용을 따로 받아내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는 소식입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지난달 28일 동에서 각 인민반 주민세대에 ‘인공위성’ 발사 장면이 담긴 사진엽서를 배포했다”면서 “그런데 그 엽서를 거부하는 주민들에게도 당의 지시라며 강제로 배포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인공위성(미사일) 발사 장면을 담은 사진을 주민들에게 배포한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해 5월과 8월 두 차례 실패 이후 11월 21일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가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소식통은 “일부 주민들은 인민반에서 배포한 인공위성 엽서에 대해 ‘텔레비죤과 노동신문을 통해 다 봤는데 왜 집에까지 붙이게 하냐’며 반발했다”면서 “하지만 해당 인민반장은 ‘당에서 집에 붙이라면 무조건 따르라’고 엄포를 놓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실제로 주민들은 인공위성발사 장면에 대한 거부감이 많은 게 사실”이라면서 “미사일이나 위성을 쏘아 올릴 때마다 주민들이 먹을 몇 년 치 식량이 하늘로 날아간다고 여기고 있어 미사일 발사에 반감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요구하지도 않은 엽서비용으로 내화 1,500원(미화 0.18달러)씩 거두고 있다”면서 “위성엽서에 나온 화염 장면이 시각적으로나 감각적으로 보기 흉한 그림이어서 돈을 준대도 거부할 판에 오히려 엽서 값을 내라고 집집마다 찾아다니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단돈 1천원도 없는 가난한 주민들에게 미사일발사나 위성발사는 굶주림을 더하게 하는 행동”이라면서 “일부에서는 위성발사 엽서 대신 차라리 먹을 것을 달라고 노골적으로 말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3일 “요즘 각 동마다 인공위성발사 엽서값을 받아내느라 복잡하다”면서 “미사일발사 장면이 담긴 비닐엽서를 한 장씩 배부하고는 매일 엽서 비용을 받으러 세대마다 돌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또 “이번에 배부한 비닐 엽서에는 캄캄한 밤에 인공지구위성을 발사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면서 “가로,세로 각각 29cm, 19cm 크기의 얇은 비닐종이에 위성발사를 앞두고 폭발이 일어나는 찰나의 장면을 담은 사진을 1,500원에 팔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주민들은 미사일을 발사하든, 인공위성을 발사하든 관심이 없다”면서 “생계가 급한 주민들에게 군사적 대결이나 남북 정세는 뒷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에서 아무리 군사적 대치상태를 강조하고 전쟁분위기를 고취시켜도 대부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