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올 상반기 강행한 정찰위성 시험이 실제로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위한 시험발사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가 14일 개최한 온라인 화상 토론회에 참석한 대량살상무기 전문가 멜리사 핸함(Melissa Hanham) 연구원은 북한이 올해 2월부터 시작한 위성 시험발사가 북한 당국이 주장하는 정찰위성 카메라 시험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월 정찰위성 개발 시험 때 이 위성에 탑재한 카메라의 성능을 점검했다고 주장하면서 발사체에서 지구를 촬영한 사진을 함께 공개한 바 있습니다.
핸함 연구원은 일반적인 위성 시험에서 이런 방식으로 카메라의 성능을 시험하지 않는다며, 비행거리, 고도, 궤적 등을 바탕으로 2020년 10월 열병식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신형 ICBM인 화성-17형에 대한 시험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의 위성 시험은 명목상 내세우는 우주에 대한 연구 대신 군사 관련 개발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핸함 연구원 :북한이 우주탐사라고 말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ICBM, 통신 및 정찰 위성을 생산하는 것과 관련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이 실제론 우주 영역의 군사화에 관한 것이죠. (They may talk about space exploration, I think really it's about producing an ICBM and producing communications and reconnaissance satellites. I think that it is really all about the militarization of the space area.)
한미 당국 역시 올해 북한의 정찰위성 시험을 화성-17형의 1단 추진체 등을 이용하기 때문에 사실상 ICBM 성능 시험이라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핸함 연구원은 또 북한이 이러한 군사적 목적의 위성, 미사일 개발을 보도함으로써 대내적으론 북한 주민들의 자부심을 높이는 선전용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함께 토론회에 참석한 ‘북한의 핵 영화: 시뮬레이션과 신자유주의 정치(North Korea’s Nuclear Cinema: Simulation and Neoliberal Politics)’의 저자 엘리자베스 심씨는 북한의 선전 문화(propaganda culture)의 맥락 속에서 북한의 우주 개발 능력에 대한 실질적인 연구나 평가에 앞서 우주 관련 개발이 북한 정권의 권력 강화에 미치는 영향을 거론했습니다.
심 씨는 90년대 이후 북한 내부 사회 및 경제의 변화, 탈북민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선대와 달리 김정은 총비서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충성도가 약화됐다고 평가하면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현재 북한 정권이 군사적 능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미 연구기관 ‘세계안보재단(World Secure Foundation)’의 브라이언 위든(Brian Weeden) 국장은 북한과 다른 핵 보유국 간 우주 관련 역량을 비교한 결과 적의 전파사용을 탐지 또는 방해하는 군사활동인 전자전(electronic warfare) 능력을 제외하곤 대부분 영역에서 북한이 매우 취약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김소영,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