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김여정 당 부부장이 대남 위협성 담화를 발표한 가운데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의 어떤 위협에도 안보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3일 서욱 한국 국방부 장관의 발언에 반발하며 대남 위협성 담화를 발표한 김여정 당 부부장.
문홍식 한국 국방부 대변인은 4일 기자설명회에서 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에 지난 1일 한국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와 공군 미사일방어사령부의 개편은 북한의 미사일 능력 증대에 대한 한국 군의 대응체계를 한층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답했습니다.
또 이는 한국 군 당국의 국가 안보와 국민 보호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군은 북한의 어떤 위협에도 안보 역량을 강화해 나가는 한편 남북 간 긴장 완화와 평화 관리를 위한 노력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문홍식 한국 국방부 대변인 :우리 군은 북한의 어떤 위협에도 안보를 지켜내기 위한 역량을 꾸준히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정부 교체기에 남북 간 긴장 완화와 평화관리 노력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한국 통일부의 이종주 대변인도 북한에 추가적인 긴장 조성 행위를 자제하고 대화와 협력 제의에 응할 것을 재차 촉구했습니다.
이종주 한국 통일부 대변인 : 통일부로서는 북한이 한반도의 추가적인 긴장을 조성하는 어떠한 행위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지적하면서, 북한이 긴장과 대결이 아니라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올 것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이종주 대변인은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향후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는 동시에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국제사회와 협력하면서 북한을 대화와 협력의 길로 이끌어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통일부는 아울러 지난해 10월 복원된 남북 통신연락선을 통한 한국과 북한 간 오전 9시 개시 통화와 오후 5시 마감 통화는 이날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전했습니다.
김여정 당 부부장은 지난 3일 발표한 담화에서 한국 국방부 장관이 ‘핵 보유국’인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을 언급했다고 주장하며 이에 따라 한국이 ‘심각한 위협’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앞서 서욱 한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 1일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 개편식 훈시에서 한국 군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가 명확할 경우 발사 원점과 지휘·지원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성기영 외교전략연구실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김여정 부부장이 이번 담화에서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지칭한 것에 주목하며 이는 북한이 향후 비핵화 협상에 관심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장 :북한이 김여정 부부장 담화를 통해서 '핵 보유국'이라는 명칭을 쓴 것은 향후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더 이상 관심이 없고 핵 보유의 정당성을 주장할 가능성을 매우 높여주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는 북한이 지난달 24일 대륙간탄도미사일, 즉 ICBM을 발사하면서 ICBM 발사에 대한 유예 약속을 스스로 파기한 것 그리고 북한의 핵 실험장 복구 동향이 지속적으로 관찰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입니다.
성기영 실장은 이에 더해 북한이 한국 국방부 장관 발언의 맥락과 배경을 무시한 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가 명확할 시 발사 원점을 타격한다는 교리 상의 언급을 대남 비난과 향후 예상되는 도발을 위한 명분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북한연구센터장은 지난 3일 기자들과 공유한 분석자료에서 김여정 부부장의 이번 담화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한국 군에 대한 감시와 정밀타격 능력은 갖추지 못한 북한의 불안감과 열등감을 반영한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 해당 담화가 실린 것은 북한이 앞으로 대남 강경 행보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한국 정부가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와 공군 미사일방어사령부를 개편한 것은 북한의 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응하기 위한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한국 정부의 대북 ‘선제 타격’ 의지 과시는 북한 내 보수강경파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한 남북관계 악화를 초래해선 안된다고 제언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